극장장 된 연출가 “현장과 극장 잇는 게 내 역할”

김정은 기자

입력 2022-04-01 03:00 수정 2022-04-01 03:13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극단 ‘동’ 창립자 강량원 씨
아르코예술극장 경영자 변신
“다양한 담론 담는 공공기능 강화”


강량원 아르코예술극장장은 “우리 극장의 장점 중 하나는 창작단체와 공연을 함께 만들어 가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라고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 대학로가 ‘공연 1번지’가 된 데에는 1981년 건립된 한국문예진흥원 문예회관(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예술극장)의 영향이 크다. 700여 석의 중극장과 200여 석의 소극장, 연습실, 분장실 등을 갖춘 문예회관 완공 이후 대학로에 샘터파랑새극장을 시작으로 소극장들이 연달아 문을 열었다. 특히 신촌과 명동 인근에 있던 기존 소극장들이 옮겨오며 대학로는 ‘공연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대학로 공연 역사의 산실인 아르코예술극장이 지난해 건립 40주년을 맞았다. 올해 1월엔 극단 ‘동’ 창립자인 연극연출가 강량원 씨(59)를 새 극장장으로 맞았다. 아르코예술극장에서 24일 만난 강 극장장은 “현장에서 활동하는 창작자가 극장장으로 일하게 된 만큼, 극장과 현장을 잇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극 ‘베서니’로 2016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및 연출상을 받았던 그는 누구보다 활발하게 현장을 누빈 연극인이다. 그는 “아르코예술극장이 창작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다양한 담론을 만들어내는 공공극장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극장장은 “아르코예술극장은 특히 무용인과 연극인이 가장 선호하는 극장”이라고 강조했다. “무용인들이 말하길 아르코예술극장 무대 바닥은 여느 극장과 달리 특별하대요. 40년간 많은 무용수들이 공연하며 그들의 숱한 발돋움이 무대 바닥을 다졌고, 그 기운이 스며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는 2007년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연극 ‘떼레즈 라캥’을 올렸던 기억을 떠올렸다. 강 극장장은 “가변형 무대를 만들 수 있는 구조에다 층고도 높아 연극적 실험을 다양하게 펼칠 수 있는 박스형 극장이었다”면서 “덕분에 당시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2008년)도 수상했다”며 웃었다.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이 설계한 아르코예술극장은 요즘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다. 노후화돼 2년 전 누수로 인한 정전으로 공연이 잠시 중단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관객의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무대와 시설을 개선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달라는 관객들의 요구를 반영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