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기 회수 장치로 ‘친환경’ 기업 도약… “새로운 40년 그린다”

태현지 기자

입력 2022-04-01 03:00 수정 2022-04-01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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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씨티엠㈜
자동차 정밀부품 가공 전문기업
매년 매출 5% 연구개발에 투자
VRU, 마스크 등 신규사업 확장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씨티엠 본사.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정밀부품 가공 기업 씨티엠㈜은 매출 절반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창업주 전병철 회장은 “37년간 품질 제일과 고객 만족이란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고 말했다.

씨티엠은 1985년 중앙산업으로 창업해 2002년 씨티엠으로 상호를 바꾸었다. 씨티엠은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된 기술, 꾸준한 기업문화 혁신, 품질우선주의를 바탕으로 40년 만에 계열사 포함 350여 명이 근무하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 회장은 “37년간 어음을 발행해본 적이 없다”며 “매년 매출 5% 이상을 연구 개발에 투자해 기술 기업으로서의 중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지금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품질제일, 고객만족’의 목표를 실천하기 위해 품질최우선경영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별화된 기술개발과 지속적인 기업문화혁신을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기업 정신이 근간이 되어 최근 들어서는 활발하게 다른 사업으로의 확장도 이루어지고 있다.
수출과 기술 중심 사업 전개… 유증기 회수 부문 진출

업계에서 씨티엠을 수식하는 두 가지 단어는 수출과 기술이다.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2007년) △INNO-BIZ 기업 선정(2016년) △유망중소기업 선정(2016년) △NICE평가정보 기술평가 우수기업 선정(2017년) △1000만불 수출탑 수상(2017년) △소재·부품·장비 전문기업 취득(2021년) 등 약 40년간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며 뚝심 있게 제조업 한길을 걸어왔다. 이 밖에도 17건의 특허와 20여 건의 실용신안 등을 보유하고 있다.

씨티엠은 중앙산업, 광진산전㈜, ㈜스탁코리아 총 3곳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룹의 주력 제조 분야는 안전벨트부품, 에어백부품 등 자동차 부품이다. 특히 금형 부문은 약 2개월 안에 초도품 제출이 가능할 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한다. 현재 매출의 5% 이상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씨티엠은 기술 중심 기업으로 평가된다.

씨티엠㈜ 생산현장. 씨티엠 제공
최근 들어서는 신규 사업을 통해서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대표적인 신규사업 품목이 유증기 회수 장치(VRU)다. 친환경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회사 차원의 전략이 담긴 사업 진출이다. 전 회장은 VRU의 유망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올해는 주유소 등 유류 취급 시설 내 유증기를 안전하게 회수하는 VRU 사업에 나서며 미래의 새로운 40년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휘발유는 이름처럼 쉽게 증발하는 점이 특징이다. 끓는점이 낮아서다. 이에 증기 상태로 머무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s)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VOCs로는 벤젠,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자일렌 등이 있다. 모두 발암·유해 물질이다. 이 가운데 벤젠은 암을 비롯해 재생 불량성 빈혈, 급성 백혈병, 골수 이상 등 각종 중증 질환의 원인이 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벤젠을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했다.

씨티엠은 VRU를 통해 유증기로 인한 폭발사고를 예방하고 상당량의 휘발유를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유 현장에서 곧바로 유증기를 액화하여 휘발유로 재사용하는 것이다. 현재 유류 취급시설에서 발생하는 유증기는 발암물질을 포함하는 인체 유해성이며 폭발성 환경오염물질로 대기환경보전법에서 유해물질로 규정돼 있다. 이로 인해 대기방출 또한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유해물질을 회수하고 재사용하여 폭발위험과 환경오염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감의 경제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유증기 회수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 회장은 “한해 국내에서 소비되는 휘발유의 유증기만 모아도 3000만 L 이상의 휘발유를 재생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도 막고, 폭발 등 안전사고까지 예방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VRU는 더운 날씨로 유증기 발생이 쉬운 동남아 등의 수요가 높아 잠재적 수출 품목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정부의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2019년 대기관리권역법이 제정되면서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대구·광양만 등 대도시 권역의 주유소 등 유류 시설에는 VRU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런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는 게 전 회장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시대에 맞는 사업 기회 포착



㈜스탁코리아가 생산하는 롤스 3D마스크.
씨티엠이 주목하는 또 다른 분야는 코로나 시대의 필수품 ‘마스크’다. 이미 8250m²(약 2500평) 규모의 클린룸 구축을 완료했으며, 올 4월 신제품 ‘LOLS(롤스) 마스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전 회장은 “LOLS 마스크는 MZ 세대를 사로잡을 만한 독창적 디자인과 패키지가 특징”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및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는 게 회사가 가진 주요한 사명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전 회장은 스탁코리아를 보건 규격을 완벽하게 준수하는 고품질 마스크 생산기업이자 코로나19 이후에도 기술력을 기반으로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방역용품을 제조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씨티엠㈜ 자회사 ㈜스탁코리아 3D 라인2구역. 씨티엠 제공
씨티엠㈜ 생산현장. 씨티엠 제공
이렇듯 신사업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도 전 회장은 기존 사업의 강점을 유지해나간다는 생각이다. 전 회장은 “씨티엠이 역점을 두는 금형 설계 및 제작, 정밀 부품 가공은 국가의 뿌리가 되는 산업”이라며 “하지만 생산 품목이 줄고, 생산 단가가 낮아지면서 회사 핵심 제품인 자동차 에어백과 안전벨트용 금속부품의 경우 제조업체가 과거 7곳에서 3곳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씨티엠도 경쟁력 있는 원가, 납기 준수, 낮은 불량률 3가지가 아니었다면 버티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탄한 기초 체력 때문에 다른 사업으로의 확장 또한 가능했다는 게 전 회장의 설명이다. 이어 그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신사업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략적 수주 확대 및 기업 경쟁력 우위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낮은 불량률과 정직한 직원이 경쟁력”


씨티엠㈜ 전병철 회장 인터뷰

씨티엠 전병철 회장이 모든 일에서 강조하는 게 있다. 정직함이다. 전 회장은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경중을 떠나 정직하게 처리한다면 일이 커지지 않는다”며 “정직함을 바탕으로 임직원 간 소통이 이뤄져야 일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정직함을 바탕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하게 이뤄진 덕분에 씨티엠 구성원 대다수는 20년 이상 근무한 장기근속 직원들이다. 회사엔 현재 계열사를 포함해 직원 350여 명 근무하고 있다.

전 회장은 유능한 직원들 외에도 납기준수,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회사의 경영방침이 중요한 회사 경쟁력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시장에서 씨티엠은 불량률이 낮은 제품을 만든다는 평판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 회장은 씨티엠은 특허출원을 통해 자동차 에어백부품 및 안전벨트부품을 안정적으로 납품하고 있어 수출 비중이 60% 이상 된다고 했으며, 또한 차량 안전장치의 세계적 생산기업인 ZF, 오토리브(Autoliv)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전 세계 운전자들의 생명을 구하는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한편 전 회장은 새 정부에 바라는 점으로 기업에 대한 복잡한 인허가절차를 단순화하고,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업무에 대한 새로운 생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으로 편의를 도모하는 방향으로 공무원들이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전 회장은 “공무원들이 책임있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여 불합리한 관행들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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