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에서 온 성파스님 즉석 법문에 박수 쏟아진 이유는…

뉴시스

입력 2022-03-30 18:12 수정 2022-03-3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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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봄은 분명히 왔죠. 꽃이 피었지요. 인간들의 마음은 왜 그리 안 풀리고 꽃을 못 피우는지요. 이 세상의 얼어붙은 마음들을 화합하는 기운으로, 인간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울 수 있도록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우리 불자의 임무와 책임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인 성파스님(83)은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제15대 종정 추대법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성파스님은 “가지 않으려고 해도 가지 않을 수 없는 게 인생 길”이라며 “우리 나이가 칠십, 팔십이 되면 경험과 아는 게 많다고 한다. 그것을 다 잊고 시작하는 마음, 초심으로 돌아가면 가정·사회·국가가 새 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파스님은 사전에 준비한 원고를 읽지 않고 즉석 법문을 했다. 지난 24일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기자회견을 연 그는 “특별한 법문은 많이 준비했는데, 양산 통도사에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 싹 다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말로 법어를 하고자 한다”며 즉석 법문의 이유를 밝히자 참석자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이날 추대법회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천주교 종교간대화위원장인 김희중 대주교, 이범창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종단 주요 소임자 스님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종정 추대법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종정 예하는 모두를 차별 없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불경 보살’의 정신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한 마음을 강조하셨다”며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길 바라마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 불교는 긴 세월 민족의 삶과 함께해왔다”며 “불교가 실천해온 자비와 상생의 정신은 우리 국민의 심성에 녹아 이웃을 생각하고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 됐다. 오미크론의 마지막 고비를 넘고 계신 국민들께 불교가 변함없는 용기와 힘을 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오늘 종도들은 종단의 최고 어른이신 종정 예하를 새롭게 모시게 됐다”며 “교단의 자존과 도약의 소중한 전기를 맞이하는 참으로 경사스럽고 뜻깊은 날이다. 세상이 온통 갈등과 대립, 위기로 물들어 있다”고 말했다.

“인간의 끊임없는 욕심, 성냄과 증오심, 그리고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중생들의 번뇌를 온전히 끊어내어야 한다”며 “중생 교화에 더욱 큰 발원이 있으신 종정 예하의 원력에 따라 종단은 전통문화를 수호하고 나아가 전법 교화에 더욱 매진하겠다. 불교가 세상에 나아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종단의 막중한 책무를 실현해가겠다”고 강조했다.

1939년 경남 합천에서 출생한 성파스님은 1960년 통도사에서 월하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봉암사 태고선원 등에서 26안거를 지냈다. 1980년부터 제5·8·9대 중앙종회 의원을 역임했으며, 1981년 제15교구 본사 통도사 주지를 맡기도 했다. 2014년 조계종 최고 법계인 대종사를 품수한 뒤 2018년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에 추대됐다.

종정(宗正)은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며, 종의 전통을 승계하는 최고 권위와 지위를 갖는 자리다. 성파스님은 지난해 12월13일 조계종 종정 추대 회의에서 제15대 종정으로 만장일치 추대됐다. 지난 26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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