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값 폭등,화물차 24시간 운행해도 본전 못 찾아”… ‘물류대란 초읽기’

뉴스1

입력 2022-03-28 19:13 수정 2022-03-2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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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에서 경유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과 비슷한 수준까지 오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화물차·전세버스·중장비 기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진은 28일 경기 수원시의 한 화물차 공영주차장에 화물차와 중장비 차량들이 운행을 나가지 않고 주차돼 있는 모습. 2022.3.28/뉴스1 © News1
“우크라이나 저격수가 푸틴 암살했으면 좋겠다.”

28일 뉴스1 취재진과의 통화에 응한 대형 화물차 운전자 윤모씨(42)는 “전쟁 때문에 경유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는데 정부는 오히려 유류세 보조금을 줄였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윤씨는 지난해까지 직장인이었지만 뜻한 바가 있어 퇴사하고 억대 빚을 내 17톤 화물차를 마련해 운송업계에 뛰어들었다.

화물차 할부금으로 한달에 230만원씩 내고 있다고 한다.

그는 매일 울산에서 경기남부와 인천까지 17톤 트럭으로 화물을 왕복 운송하고 있는데 최근 24시간 운행해도 본전도 안 남는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경유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종전까지 하루 30만원 가량 소요되던 기름값이 하루 40만원을 훌쩍 초과했다고 한다.

반면 유가보조금은 줄었다. 지난해 말까지는 L(리터)당 380원 가량 지원해줬는데, 현재는 L당 280원 가량 지원해준다. 기름값은 올랐는데 보조금은 오히려 줄어 생계가 더 어려워졌다.

윤씨는 “하도 답답하고 분통이 터져서 고속도로 휴게소에 정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유가급등으로 화물차 운송업이 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고 밝히면서 “더 이상 운행도 생계도 장담 못한다. 전국의 화물차들이 멈추기 일보직전”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화물업계에서는 ‘물류대란’이 초읽기 수순이라고 아우성이다. 지난해 요소수 대란 같은 물류대란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모씨(42)는 ‘유가급등으로 화물차 운송업이 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고 밝히면서 “더 이상 운행도 생계도 장담 못한다. 전국의 화물차들이 멈추기 일보직전”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제공=윤씨) © 뉴스1
윤씨는 “정부가 유류세와 유가보조금을 업계의 현실에 맞게 책정해 실질적인 운임을 보장받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화물차 뿐만 아니라 일반 운전자들의 타격도 크다.

경기 양주시에서 경유 SUV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이모씨(40대)는 “5만원어치를 넣었는데 이전보다 절반 가량밖에 차지 않은 것 같아서 주유소 직원에게 따지기도 했으나 기름값이 올랐기 때문이었다”면서 “기름값이 부담돼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고 해도 지역 특성상 교통 인프라가 좋지 않아 불편이 크다”고 말했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유소의 평균 경유 가격은 리터당 1919.84원이었다. 올해 1월 평균 1435.5원 대비 33.7%(484.34원) 오른 수준이다. 경유 가격이 리터당 1900원대를 넘은 건 2008년 7월(1932원)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휘발윳값은 22.4%(365.72원) 상승했다. 경유차 운전자 입장에서는 기름값 상승률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일부 주유소는 휘발윳값을 경유가 추월하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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