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차등지급 안심소득’ 첫발

사지원 기자

입력 2022-03-25 03:00:00 수정 2022-03-25 17: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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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8일까지 시범 500가구 모집
중위소득 50% 이하에 현금 지원… 소득 적으면 더 지원 ‘하후상박형’
市 “복지 사각지대 해소 기여할것”… 기초연금 등 중복수령은 안돼



영국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주인공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관공서를 전전하지만 까다로운 행정 절차 때문에 매번 실패한다. 결국 국가의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안심소득’ 시범사업 설명회에서 이 영화의 한 장면을 보여주며 “안심소득 도입의 결정적 계기가 된 영화”라고 했다.
○ 저소득 10가구 중 7가구 ‘복지 사각지대’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 사는 저소득 121만 가구 중 88만 가구(72.8%)는 기초생활보장 등 생활보장 혜택을 받지 못한다. 까다로운 선발 기준과 복잡한 행정절차로 인한 사각지대가 있는 것이다. 안심소득은 이 같은 복지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안심소득은 기준 소득에 미달하는 저소득 가구에 미달 금액의 일정 비율을 지원하는 제도다.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은 금액을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 구조라는 점에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과 다르다.

지원 대상이 되면 3년간 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지원받는다. 예를 들어 소득이 전혀 없는 1인 가구의 경우 기준 중위소득 85%(165만3000원)의 절반인 82만7000원을 받게 된다. 같은 방식으로 △2인 가구는 138만6000원 △3인 가구는 178만3000원 △4인 가구는 217만6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현행 복지제도 중 현금성 복지급여인 생계·주거급여, 서울형기초생활보장, 기초연금 등과 중복해 받을 수는 없다.

안심소득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 복지정책을 고민하는 일종의 ‘정책실험’이기도 하다. 기저에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도입으로 비숙련 노동자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로운 소득보장 제도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김상철 서울시복지재단 대표이사는 “안심소득은 기존 복지제도의 지원 대상 범위와 보장 수준을 확대해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다음 달 8일까지 500가구 모집
시는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참여할 500가구를 모집한다. 중위소득 50% 이하, 재산 3억2600만 원 이하라는 기준만 충족하면 서울시민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중위소득 50%는 △1인 가구 97만2000원 △2인 가구 163만 원 △3인 가구 209만7000원 △4인 가구 256만1000원이다.

3개월간 무작위 추출을 거쳐 참여 가구를 선정한다. 시는 내년에는 중위소득 50∼85%에 속하는 300가구를 안심소득 대상으로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안심소득 대상 가구가 되면 7월부터 지원을 받게 된다. 시는 비교집단 1000가구도 함께 선정해 5년간 안심소득이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두 집단을 비교 연구할 계획이다. 반기별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일과 고용, 교육훈련 등 7대 분야를 중심으로 심층 분석한다.

온라인 참여 신청은 전용 접수 사이트(ssi.seoul.go.kr)나 ‘서울복지포털’ 등에서 가능하다. 모집 첫 주(3월 28일∼4월 1일)에는 시스템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신청인의 출생연도 끝자리 기준으로 요일별 신청제를 운영한다. 이후엔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 신청이 어려울 경우 다음 달 4일부터 8일까지 운영되는 안심소득 접수 콜센터(1668-1736)를 이용하면 된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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