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기업은 달랐다… 꾸준한 투자로 소비자 사로잡아

태현지 기자

입력 2022-03-25 03:00 수정 2022-03-25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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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능률협회컨설팅, 소비재-내구재-서비스재 부문 조사
청정환기시스템-와인셀러 등 11개 신규 사업군 선정


신한은행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대표이사 사장 한수희)은 ‘2022년도 제24차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는 KMAC가 지난 1999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브랜드관리 모델로, 대한민국 소비생활을 대표하는 각 산업의 제품 및 서비스, 기업의 브랜드경쟁력을 측정하는 지수이며, 올해로 24년째를 맞았다.

소비재, 내구재, 서비스재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낸 1위 기업은 다음과 같다. 소비재에서는 정관장(건강식품), 델몬트(주스), 아로나민(종합영양제), 락앤락(주방용품), ESSE(담배), 모닝글로리(종합문구), KCC페인트숲으로(친환경페인트) 등이 1위 기업으로 선정됐다. 내구재에서는 LG TROMM(드럼세탁기), LG WHISEN(에어컨), 삼성BESPOKE(냉장고), 귀뚜라미보일러(가정용보일러), 세라젬(생활의료가전), 신도리코(사무용복합기), 에이스침대(침대), 바디프랜드(헬스케어) 등이 1위를 차지했다. 서비스재에서는 신한금융그룹(금융지주(그룹)), 롯데면세점(면세점), 에스원(방범보안서비스), 신한은행(은행), 신한카드(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서울대학교병원(종합병원), 대교 눈높이(초등교육서비스 및 유아교육서비스), 롯데리아(패스트푸드점), 롯데월드 어드벤처(테마파크), 그리고 신한카드 아름人(착한브랜드), 월드비전(구호개발단체(NGO)) 등이 한국을 대표하는 1위 브랜드로 나타났다.

경쟁력 하락한 브랜드 최근들어 가장 많아
세라젬

올해 3년 연속 경쟁력이 하락한 ‘한계 브랜드’(Marginal Brand)의 비중이 최근 4년간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서울우유’ ‘퍼시스’ ‘코웨이(비데)’가 있다.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브랜드는 전체 227개 산업군 중 17개 산업(약 7.5%)에 달했다. 한계브랜드는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한 경우 순위 역전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실물경제에서도 시장 내 변동이 기업 성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뜻한다.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1위의 영예는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장 1위라는 주도권이 왔을 때 이를 지켜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며, 어떤 이유에서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이 줄어들게 되면 이는 곧 경쟁 브랜드에는 기회가 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신규 산업군 1위 브랜드,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어
정관장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조사에서는 블루투스이어폰, 즉석국, 와인셀러, 청소세제, 수입맥주, 청정환기시스템, 중고차플랫폼, 대중제골프장 부문 등이 새롭게 조사되었다.

신규 산업군은 매년 산업, 학계의 마케팅·브랜드 전문가들의 검토를 통해 산업 내 브랜드 간 경쟁구조가 생성되고 브랜드별 소비자 인지가 확실하게 가능한 산업을 대상으로 선정된다. 그러나 11개 신규 산업 군 중 7개(63.6%)는 2위와의 브랜드 경쟁력 차이가 총점 100점 이하로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1위가 변동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고차플랫폼 부문과 대중제 골프장은 2위 브랜드와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나타났는데 중고차 플랫폼 부문 1위 Kcar(428.2점)와 2위 KB차차차(422.6점)와의 차이는 5.6점, 대중제 골프장 부문에서 1위 세인트포CC(365.4점)와 2위 대유몽베르CC(361.9점)의 차이는 불과 3.5점에 그쳤다.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시작 ‘ESG 브랜드’
대교눈높이

최근 소비자 트렌드를 살펴보면 브랜드는 더 이상 기업과 소비자 간의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소비자의 가치가 기업의 브랜드에 투영되고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개별 소비자가 지향하는 가치와 일치할 때 소비자는 더욱 더 해당 브랜드에 대한 애착, 일체감, 로열티를 갖게 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한민국 브랜드 진단평가를 이끌고 있는 제24차 K-BPI 조사에는 ‘소비자지향성’, ‘지속가능경영을 선도’하는 이른바 ‘ESG브랜드’를 선정해 발표했다. 2022년 소비자가 선정한 올해의 ESG브랜드는 ‘빈폴’(소비재-캐주얼의류 부문), ‘LG휘센’(내구재-에어컨 부문), ‘현대해상’(서비스재-장기보험부문)이 각각 선정됐다.

이처럼 이미 많은 기업이 ESG의 가치를 브랜드에 적용하여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출시하고 있다. 소비자의 가치 지향이 변화함에 따라 이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의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며, 이에 앞서 경쟁 브랜드 대비 차별성을 가진 브랜드만이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것이다.

K-BPI 향상을 위한 제언
신한카드

최근 팬데믹과 같은 소비위축을 경험하면서 일부 기업은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지난 24년간의 K-BPI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경기가 불황이거나 갑작스러운 소비침체를 겪게 되는 경우에 소비자의 선택은 시장의 1위 브랜드로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위기일수록 더욱 과감한 투자와 브랜드의 가치를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육성해야 하는 것이다.

위기에 살아남는 브랜드가 위기를 벗어났을 때, 시장 내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로 우뚝 서게 되는 비결은 바로 이런 이유이다.

이기동 KMAC 사업가치진단본부장은 “팬데믹 상황에서 1위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지와 신뢰는 더욱 강해지는 모습을 보인 반면, 브랜드에 대한 투자와 관리가 소홀하였던 기업의 경우 오히려 2위 브랜드에 역전을 허용하는 사례가 발행하기도 했다” 며 “최근의 소비자들의 관심과 구매가 높아지고 있는 신규산업군의 경우 치열한 경쟁 속에서 브랜드 경쟁력 1위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와 투자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K-BPI 조사는…
올해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조사는 2021년 10월 초부터 2022년 1월 중순까지 약 3.5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서울과 6대 광역시 거주 만 15세 이상 만 60세 미만의 남녀 1만185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조사 지역과 대상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인구 비례에 따라 배분했다. 시장점유율, 회원가입자 수, 판매량 등에 따른 브랜드 선별 없이 해당 산업의 전체 브랜드를 조사 대상으로해 소비재 91개, 내구재 50개, 서비스재 84개, 스페셜 이슈 2개까지 총 227개 산업군을 조사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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