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앱으로 음악 감상-미술품 경매

오승준 기자

입력 2022-03-24 03:00 수정 2022-03-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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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문화콘텐츠 확장 나선 백화점 3사
신세계, 업계 첫 모바일 미술 경매… 음원 유통사와 협력해 언택트 공연도
현대, 운동- 스트레칭 요령 제공… 롯데는 전자책 2000권 무료 대여



직장인 강모 씨(26)는 백화점 앱을 사용해 음악을 듣고 운동 영상을 찾아본다. 강 씨는 “최근 백화점마다 앱에서 요긴한 실생활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다”며 “메신저 앱과 더불어 가장 많이 접속하는 앱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백화점 업계가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미술품 경매와 음원 듣기 등 문화 콘텐츠 서비스 확장에 나섰다. 단순 쇼핑 채널에서 벗어나 생활 밀착형 온라인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MZ세대 고객들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3사가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예술 분야이다. 신세계백화점은 18일 모바일 앱에 디지털 아트 갤러리를 열고 업계 최초로 미술품 모바일 경매에 나섰다. 서비스 시작 후 첫 4일 동안 3만 명이 이용했고 경매 참가 건수만 1800여 회에 이른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8월 지니뮤직과 협업해 ‘지니뮤직 라운지’를 열고 언택트 콘서트 등을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9월 진행한 ‘언택트 재즈 라이브 콘서트’에는 고객 3만 명이 참여했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도 각각 헬스케어 콘텐츠와 예술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H포인트 앱’은 1월 소리 기반 헬스케어 콘텐츠인 ‘사운드핏’을 내놓았다. 음성으로 운동법과 스트레칭 요령 등을 듣고 따라 할 수 있다. H포인트 앱에서는 만보기 기능(포인트 워크)과 ASMR 등을 청취할 수 있는 ‘소리여행’ 콘텐츠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 앱의 ‘롯데갤러리관’에서는 미술 작품 구매가 가능하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샬롯책방’에서는 전자책 2000여 권을 무료로 대여받을 수 있다.

백화점 업계가 앱을 통해 문화콘텐츠 서비스에 주력하는 것은 백화점을 복합문화 공간으로 진화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최근 백화점들은 평당 매출에 사활을 걸던 기존의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쇼핑을 하지 않아도 휴일에 놀러올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더현대서울 등에는 상품 판매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전시·체험 공간이 많다”며 “앞으로 백화점들은 물건 사러 오는 곳이 아닌, 놀러 오는 곳이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을 모바일 앱으로 유입시키는 것은 장기적으로 구매 고객으로 전환시키려는 마케팅의 일환이기도 하다. 문화콘텐츠 서비스가 당장은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지만, 브랜드를 친숙하게 하는 등 장기적으로는 고객 확대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문화콘텐츠 서비스의 모객 효과는 대단하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앱 이용자 수는 분기마다 30% 이상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4월과 8월 각각 신백서재와 지니뮤직라운지 등 신규 서비스가 출시될 때마다 앱 이용자 수가 크게 늘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백화점들은 매출보다 시간 점유율을 늘려 브랜드 충성도를 제고하는 경험지향적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앱 등 온라인 전략 역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총체적 경험소비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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