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이기만 하면 주가 급등…증시 ‘안철수 열풍’

뉴시스

입력 2022-03-23 10:40 수정 2022-03-23 10:4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최근 주식시장이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있다. 안철수 위원장과 엮이기만 하면 주가가 급등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안철수 신드롬’이 증시판을 뒤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식시장에서 안철수 관련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테마주로 엮이기만 하면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선 직후인 안철수 위원장이 창업해 최대주주로 있는 안랩은 이틀 만에 22.2% 급등했고 같은 기간 써니전자, 까뮤이앤씨, 한국정보공학 등 다른 안철수 테마주도 각각 28.2%, 29.8%, 16.8% 상승했다.

주가가 급등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임명될 것이란 기대감이 모이면서다. 이에 안 대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당선되면서 ‘재료 소멸’로 안철수 관련주는 하락세로 전환하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안철수 위원장이 대선 후보 당시 약속했던 ‘탈모약 반값 공약’이 재조명됐다.

안철수 위원장이 차기 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탈모약 반값 공약이 실제로 시행될 것이란 기대감이 생긴 것이다. 이에 지난 15일 TS트릴리온은 상한가로 치솟았고, 이튿날에도 14.55% 급등세를 나타냈다. TS트릴리온 외에도 JW신약, 위더스제약, 메타랩스 등 탈모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주가는 지난 15~16일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후속 타자는 다시 안랩이었다. 안철수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총리 후보로 거론되면서 ‘백지신탁’이 이슈화된 것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본인이나 배우자 등 이해관계자의 주식 총 가액이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2개월 내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한다. 백지신탁은 주식 매각을 위탁하는 것으로 이를 맡은 수탁기관은 계약이 체결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신탁받은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백지신탁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지난 18일 한 외국인 단일계좌가 안랩 주식 116만9606주를 단번에 순매수했고, JP모건 역시 지난 17일 기준 안랩 주식 53만8878주를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보유 중이라고 공시하면서 주가에 불이 붙었다.

실제 안랩의 주가는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나흘 만에 8만7500원에서 13만5300원으로 54.6% 급등했고 이날 오전에도 약 20% 안팎의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 지난 2012년 기록한 역대 최고가(16만7200원)에도 가까워지고 있다. 안 위원장의 백지신탁 이후 안랩의 지배구조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진단키트주까지 안철수 관련주로 묶였다. 안 위원장이 전날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의에서 “항체 양성률을 정기적으로 조사해서 방역 정책에 반영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밝히면서다. 이에 미코바이오메드는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고, 나노엔텍(27.56%), 랩지노믹스(11.94%) 수젠텍(7.53%), 바디텍메드(7.40%) 등이 강하게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안철수가 대통령된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관련주인 건설·원전주의 경우 대선 이후 반짝 상승했지만 현재는 상승세가 사그러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 전문가들은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테마주의 경우 대선 이후 급락세를 나타내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펀더멘털과 무관한 주가 상승은 결코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주도주가 부재한 상황에서 지수마저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이 테마주에 몰리는 모습”이라면서도 “펀더멘털이 아닌 외부 이슈에 기대 주가가 상승했다는 것은 곧 쉽게 하락할 수도 있다는 뜻이기에 테마주 급등 현상에 대해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