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연일 급락, 1년새 반토막… 국내 ELS 투자자 ‘패닉’

박민우 기자

입력 2022-03-16 03:00:00 수정 2022-03-16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14일 7000 무너지고 어제 6100대
우크라 사태에 유럽자금 급속 이탈… 홍콩내 확진자 급증도 불안 키워
19조 규모 ELS 손실 우려 커져


홍콩 H지수가 이틀 연속 7% 안팎 급락하는 등 홍콩 증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폭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19조 원가량의 국내 주가연계증권(ELS)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콩 증시와 ELS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 이틀 새 13.3% 폭락… 금융위기 이후 최저
15일 홍콩 H지수는 전날보다 6.58%(431.61포인트) 급락한 6,123.94로 마감했다. H지수는 전날 7.15%(505.05포인트) 폭락하며 200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7,000 선이 무너진 데 이어 단숨에 6,100대로 곤두박질쳤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50개를 추려 산출하는 H지수가 6,500 밑으로 떨어진 건 2008년 11월 24일(6,376.96) 이후 13년 4개월 만이다. 지난해 고점이었던 2021년 2월 17일(12,228.63)과 비교하면 1년 새 반 토막 났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도 5.72% 급락한 18,415.08로 마감하며 2016년 2월 25일(18,888.75) 이후 6년 만에 19,000 밑으로 내려갔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4.95%), 선전종합지수(―4.56%)도 5% 가까이 떨어졌다.

홍콩 증시가 연일 추락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미국의 중국 상장기업 제재 등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겹쳤기 때문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홍콩 증시의 40%를 차지하는 외국인 자금 중 3분의 2 수준으로 추정되는 유럽계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갔다. 또 홍콩 내 확진자가 급증해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고 도시 봉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13일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는 외출금지령을 내리고 도시를 봉쇄했다. 여기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주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5곳을 퇴출 예비 명단에 올렸다.


○ 19조 원 ELS, 원금 손실 진입 코앞에
홍콩 H지수가 6,000 선에 다가서면서 국내 ELS 투자자들도 원금 손실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의 미상환 잔액은 18조9596억 원에 이른다.

ELS는 일반적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시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지면 원금 손실(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한다. 2020년 이후 발행된 H지수 연계 ELS는 지수가 6,000 선 이상일 경우 원금 손실 위험이 거의 없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만기 시점에 6,000 밑으로 떨어지면 2조 원 규모가 넘는 ELS에서 손실이 발생한다. 지수가 5,500 선 밑으로 하락하면 추가로 3조5000억 원가량의 ELS에서 손실을 볼 수 있다. 이틀 새 지수가 100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만큼 패닉 장세가 계속될 경우 ELS의 녹인 진입은 시간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홍콩 증시의 급락장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4,792까지 떨어진 적이 있지만 월간 단위 지지선은 6,600 수준이었다”며 “현재는 비합리적인 과매도 구간으로 중국 정부의 정책 대응이 시작되면 홍콩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