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도 집값에 영향…걸어서 이용 가능지역이 더 비싸

황재성 기자

입력 2022-03-15 11:33 수정 2022-03-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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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단지 자료사진(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2022.3.10/뉴스1

통상 아파트값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역세권에 위치했는지를 따지는 경우가 많다. 주택업체들이 아파트를 분양할 때마다 홍보문구에 역세권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전철이나 지하철역뿐만 아니라 버스정류장 위치도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스정류장에서 100m 멀어질수록 집값은 2%이상 떨어지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또 버스정류장과의 접근성 프리미엄은 도보거리 기준으로 400m 이내에서만 형성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부동산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학술집 ‘부동산 분석 7-3호’에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도보거리를 활용한 신도시 내 광역버스 정류장과의 접근성이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게재했다. 논문은 수도권 2기 신도시로 조성된 경기 수원 동탄2 신도시내 아파트 4868채를 대상으로 2017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실거래 가격 변화를 분석한 결과이다.
● 도보 접근 가능지역과 비 가능지역 15% 이상 격차
15일 논문에 따르면 아파트가격은 버스정류장에서 100m 멀어질수록 직선거리 기준으로는 2.7%가량, 도보거리 기준으로 2.2%가량 각각 떨어졌다.

또 200m 이내에 위치한 아파트와 600m 초과지역에 자리한 아파트를 비교한 결과 직선거리 기준으로는 12.7%, 도보거리 기준으로 15.1%의 가격 차이가 발생했다. 가까운 곳이 그만큼 비싸게 거래됐다는 뜻이다.

가격 프리미엄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줄어들었고, 가격 프리미엄은 400m 이내에서만 형성됐다. 즉 400m를 넘어서면 버스정류장과의 접근성이 집값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편 동탄역과의 거리도 동탄2신도시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쳤지만 상대적으로 비중은 낮았다. 역과의 거리가 100m 증가할수록 집값이 1.2~1.7%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논문 저자들은 이에 대해 “현재 동탄역이 SRT 정차역으로서의 기능만 담당하면서, 동탄2신도시 입주자 가운데 소수만 이용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파주 운정~수원 동탄)이 개통된다면 대중교통의 이용행태가 현재와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추가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근린공원 접근성, 아파트 브랜드 등도 집값에 영향
논문에는 이밖에도 아파트값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특성들이 확인됐다. 우선 아파트 거래가격은 전용면적이 클수록, 층이 높을수록 상승했다. 또 세대수가 클수록 가격은 높아졌다.

다만 주차대수는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존 연구나 일반적인 상식과 상반된 결과다. 이에 대해 논문 저자들은 “주차대수는 전용면적의 크기에 따라 연동되며, 핵가족화에 따른 소형 평수 쏠림 현상이 심한 신도시의 특성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소형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에서 주차대수가 많은 데서 비롯하는 혼잡성이 집값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상위 브랜드 10위 이내 아파트들은 10위권 밖의 아파트에 비해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논문 저자들은 이에 대해 “주거만족도에 대한 상위브랜드의 공신력과 대외적 상징성이 거주자의 선택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했다.

또 근린공원에 접한 아파트는 그렇지 않은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더 높았고, 초등학교나 유치원의 인접성도 아파트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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