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기업들 “클라우드 독립”… 치열한 수주전

김도형 기자

입력 2022-03-10 03:00 수정 2022-03-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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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MS 등 국내 시장 80% 장악
정부, 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전환속… 공공-금융분야 해외기업 입찰 제한
국내업체의 시장 진출기회 늘어나… KT-NHN 내달 클라우드 사업 분사



해외 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보폭이 커지고 있다. KT와 NHN이 다음 달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독립시켜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인프라는 물론 소프트웨어 영역에서도 대기업들이 가세해 먹거리 발굴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KT는 다음 달 초에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 부문을 ‘KT클라우드’로 분사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약 46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에 비해 17% 성장한 클라우드·IDC 사업 부문을 회사의 대표적인 미래 사업으로 꼽아왔다. KT, 네이버와 함께 대표적인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로 꼽히는 NHN도 다음 달 ‘NHN클라우드’의 물적 분할을 앞두고 있다. NHN은 분사 이후 투자 유치를 통해 데이터센터 추가 건립 등을 계획하고 있다.

기업·기관이 각자의 전산실과 서버를 운영하는 대신 외부의 거대한 서버를 활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글로벌 IT 업계의 대표적인 성장 산업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4820억 달러(약 596조 원)에서 2025년 8375억 달러(약 103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의 규모도 2020년에 이미 4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를 비롯한 해외 기업들이 이미 70∼80%를 잠식한 상황이다. 하지만 해외 기업의 참여가 힘든 공공 및 금융 분야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25년까지 8680억 원을 투입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보유한 1만 개 이상의 정보시스템을 공공 및 민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보안과 인증 문제로 해외 기업의 입찰이 제한돼 있는 공공과 금융 분야에서 클라우드 전환 발주가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들이 치열한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자체를 구축하는 인프라 사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영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위에서 기업이 쓸 수 있는 유통망관리(SCM), 업무용 메신저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영역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삼성SDS가 AWS와 협력해 세계 시장에서 SaaS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LG CNS도 SaaS 통합 제공 플랫폼 ‘싱글렉스’를 출시했다. 두 회사는 사내에서 클라우드 사업 전담 조직을 통합·신설하기도 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의 SaaS 기업은 2018년 570곳에서 2020년 780곳으로 늘었다.

이한주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SaaS추진협의회장(베스핀글로벌 대표)은 “SaaS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도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강소기업’이 될 수 있는 영역”이라며 “클라우드 대전환 이후에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릴 수 있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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