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원유 금수’ 발표 앞두고…‘제재국’ 베네수엘라에 손짓

뉴스1

입력 2022-03-07 13:24 수정 2022-03-0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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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원유 제재 완화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수입에 대한 금수조치 발표를 앞두고 경제제재 대상국가인 베네수엘라와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5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수년 만에 고위급 회담을 갖고 원유 제재 완화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지만 진전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후안 곤잘레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과 제임스 스토리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가 베네수엘라 수도인 카라카스의 미라플로세스 대통령궁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델리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만났다. 다만 미국과 베네수엘라 당국은 이번 회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베네수엘라에 Δ자유로운 대통령 선거 보장 Δ베네수엘라 원유 산업의 광범위한 개혁 Δ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비판을 요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베네수엘라가 ‘국제금융결제망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를 일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제안했다.

반면 베네수엘라는 Δ원유 수출 제재의 전면적인 해제 Δ마두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 해제 Δ미국 정유업체인 시트고(Citgo)에 대한 경영권 회복 등을 요구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 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후속 회담을 갖는 데는 합의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이 당선된 2019년 대선 당시 ‘부정선거’를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경제제재를 단행,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다. 또한 마두로 대통령의 돈줄을 끊기 위해 베네수엘라 국영 에너지기업인 PDVSA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했다.

당시 베네수엘라의 하루 평균 원유 수출량은 약 125만배럴로 그 중 미국이 약 50만배럴을 수입해 약 40%를 차지했다. PDVSA는 미국 정유사 시트고를 통해 미국에 원유를 수출했다.

이번 회담은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원유 제재를 가하기 전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러시아에게서 등을 돌린다면,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제재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산유량은 러시아가 2020년 기준으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다.

앤서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문제에 대해 유럽 파트너들과 함께 활발하게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1억9772만배럴로 캐나다와 멕시코 다음으로 많았다.

이에 브렌트유는 한국시간으로 오전 11시14분 기준 북해 브렌트유 5월물은 전장대비 8.42% 오른 127.9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물도 전장보다 6.99% 오른 123.7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중국 다음으로 베네수엘라에 많은 자금을 빌려준 국가로 양국 관계는 견고하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1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행동에 지지 의사를 표명하며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행동을 규탄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 편에 가담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경제단체 미주위원회의 에릭 판스워스 워싱턴 지부장은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의) 제재 완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나 동맹을 바꾸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며 “미국은 순진하게 굴지 말고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이란과도 핵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파기했다. 핵 협상이 타결되면 이란은 원유 수출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2020년 기준 전 세계 아홉 번째로 산유량이 많은 나라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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