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콘텐츠 소비의 진화… ‘종이잡지클럽’ 들른 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매거진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2-03-04 10:51 수정 2022-03-0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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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오디오·잡지’ 등 아날로그 관심↑
MZ세대 중심 아날로그 콘텐츠 소비 다각화
시간제 콘텐츠 경험 공간 ‘종이잡지클럽’
유니클로 2019년부터 라이프웨어 매거진 발간
유니클로·종이잡지클럽 협업 토크세션 진행
‘옷을 입는 즐거움’ 콘텐츠 공유·서평


지난해 전 세계는 ‘클럽하우스’라는 오디오 소통 플랫폼에 열광했다. 지인으로부터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었던 이 플랫폼은 팀 쿡 애플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페이스북) CEO를 비롯해 국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전 세계 유명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디오가 라디오스타를 죽였다’는 영국 밴드 버글스의 노래 제목과 달리 라디오스타들은 주파수를 디지털에 맞추고 새로운 플랫폼을 개척하고 있다. 비록 클럽하우스가 장기적인 성과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팟캐스트, 오디오북 등을 통해 각양각색 음성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SK그룹 계열사인 드림어스컴퍼니는 오디오 플랫폼 플로(FLO)를 활용해 오디오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콘텐츠의 장르와 형태는 플랫폼 변화와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모습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이메일로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와 데이터만 있다면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한정 LP판으로 출시하는 등 아날로그 콘텐츠의 현대적인 소비가 다채롭게 이뤄지고 있다. 덕분에 현대인들은 복합적인 방식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IT기기 발전과 함께 성장해온 ‘디지털 네이티브’이자 어린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아날로그 혹은 레트로 감성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통칭,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는 전통 매체와 디지털 플랫폼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를 접한다.
대표적인 아날로그 콘텐츠로 꼽을 수 있는 잡지(매거진) 역시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색다른 시도를 병행하는 모습이다. 세계 각지의 다채로운 매거진을 소개하는 큐레이션 플랫폼 ‘종이잡지클럽’은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 잡지나 취향을 보다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독특한 주제의 잡지, 다양한 브랜드에서 자체 제작한 마케팅 매거진까지 다양한 종류의 종이잡지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종이잡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성과 추억을 선사하지만 종이잡지클럽은 서적을 쌓아두고 단순히 책을 판매하기만 하지는 않는다. 종이잡지 카테고리에 부합하는 제품을 엄선한 공간을 통해 아날로그 콘텐츠 ‘경험’ 기회를 판매한다. 시간제나 회원제로 운영된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모든 잡지를 정해진 시간 동안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소모임을 통해 종이잡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각을 공유하고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날로그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에 새로운 감성과 특색을 더한 것이다.
브랜드 마케팅 역시 이러한 추세에 따라 새로운 플랫폼 활용과 독창적인 콘텐츠 제안을 병행하고 있다. 까다롭고 세분화된 취향을 가진 MZ세대 소비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접점 발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젊은 소비자 방문이 많은 성수동이나 합정 등에 문화 공간을 여는 이유로도 볼 수 있다.

패션 브랜드 역시 이러한 아날로그 콘텐츠를 활용한 소비자 접점 확대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9년부터 매년 봄·여름(S/S)과 가을·겨울(F/W) 시즌에 맞춰 ‘라이프웨어 매거진(LifeWear magazine)’을 발간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물류난 등 어려운 여건 속에 매년 2회에 걸쳐 묵묵히 라이프웨어 매거진을 선보였다. 발간 초기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양질의 콘텐츠를 담은 매거진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관심에 힘입어 유니클로는 홍대 합정역에 위치한 종이잡지클럽과 협업해 MZ세대를 대상으로 토크세션을 가졌다.
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매거진은 ‘모든 사람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는 브랜드 철학을 반영해 옷을 매개로 전 세계 각국 다양한 사람들의 일상을 조명하는데 목적을 둔다. 이번에 발간된 라이프웨어 매거진 6호 주제는 ‘옷을 입는 즐거움(The Joys of Clothing)’이다. 옷이 일상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요 내용으로 다룬다. 특히 뉴욕의 조각가, 음악가, 미술 딜러 등 도시에서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즐기고 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 호주 라이프스타일 잡지 ‘프랭키 매거진’과 협업한 멜버른 해변 배경 유니클로 JW 앤더슨 컬렉션 화보, 패션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는 영화감독 소피아 코폴라 인터뷰 등이 담겼다.

라이프웨어 매거진과 동일하게 옷을 입는 즐거움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토크세션에는 김민성 종이잡지클럽 대표와 영화감독 윤가은, 이다혜 씨네21 편집팀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서평을 주고받았다. 이후에는 온·오프라인 참여자들과 라이프웨어 매거진 주요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늘날 사람들의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 시간이 이어졌다. 김민성 대표와 김지훈 유니클로 실장은 토크세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스페셜 굿즈가 담긴 라이프웨어 매거진 키트 언박싱도 진행했다.

김민성 종이잡지클럽 대표는 “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매거진은 양질의 콘텐츠로 브랜드 간행물 이상의 가치가 있는 매거진”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일상이 소중함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많은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싶어 이번 토크세션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토크세션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본질을 고찰하면서 각자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던 뜻 깊은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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