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식품가격이 인플레 압박…우크라 침공이 심화시킬수도

뉴시스

입력 2022-02-28 15:48 수정 2022-02-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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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높은 식품가격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 회복의 역풍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러한 역풍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경제학자들의 분석, 전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학계에서는 밀, 옥수수, 콩과 같은 기본 식료품 가격이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올해 전세계적으로 식료품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소비자 식품 가격은 상품 가격보다 몇 달 뒤쳐져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서, 실제 식료품 인플레이션이 둔화될지라도 다수 전문가들의 예측처럼 실제 가정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여전히 더 높은 식료품 비용을 감당해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밀, 옥수수 등의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공급망 불균형이 심화될 경우 식품이 가계 소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개발도상국에서는 식료품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의 존 앨런 회장은 이달 초 BBC와의 인터뷰에서 식품 인플레이션에 대해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식품에 대한 더 많은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다른 소비를 줄이면 경제 유동성이 둔화될 수 있다고도 했다.

지난달 세계은행(WB)은 식료품 가격 인상으로 올해 세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3.3%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5월 2.3% 전망보다 높아진 것이다. 또 이러한 식품 가격 인상은 세계 경제 성장 전망률이 지난해 5.5%에서 올해 4.1%로 낮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벨기에 겐트 대학의 경제학자 거트 피어스만은 “식품 가격 인상 영향은 선진국과 달리 식품이 가계 예산의 최대 절반까지 차지하는 가난한 나라에서 더 크게 느껴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세계 식량가격 움직임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 사이의 경제 성장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세계은행은 부유한 나라의 경우 더 나은 백신접종률과 관대한 재정부양 덕분에 이미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더 빨리 회복됐지만 가난한 나라일수록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또 다른 위험을 더한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29% 상당을 차지한다.

라보방크 농산물연구소 카를로스 메라 소장은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 수출을 목표로 하거나 우크라이나 밀을 선적하는 항구에 영향을 미칠 경우 이들 수출품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미사일이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를 타격했으며 세계 최대 식량공급업체인 카길의 선박은 발사체에 피격당하기도 했다.

밀 선물 가격은 이달 22일과 24일 사이 약 16% 올랐다가 소폭 하락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식량 가격은 2020년 5월부터 지난달 사이 49% 상승했고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 상품들은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설탕은 66%, 식물성 기름은 140% 올랐다.

2020년 초 대유행으로 인한 각국의 봉쇄책 이후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곡물과 동물 사료 수요가 늘었다. 또 선진국에서는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이 각 가정의 가처분 소득을 늘리면서 식품을 포함한 많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이후 지난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미국에서의 가뭄이 옥수수, 커피, 설탕, 밀 생산에 타격을 입혔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식량 인플레이션을 가중했다.

WB는 이러한 결과가 누적되면서 개발도상국의 약 3분의 1이 두 자릿수의 식량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식량 가격이 올해 4.5% 오르고 내년에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예측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으로 인해 뒤집힐 수 있다고도 했다.

국제식품정책연구소의 수석 경제분석가 롭 보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심화된다면 완벽한 폭풍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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