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탭S8 울트라’…“크고 아름답지만 텅 비었다”

뉴스1

입력 2022-02-28 07:13 수정 2022-02-2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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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탭S8 울트라’는 14.6인치의 대화면을 갖췄다. 역대 갤럭시탭 시리즈, 아이패드와 비교해 가장 큰 화면 크기다. 문고본 도서와 크기 비교 사진. 2022.2.27/뉴스1 © News1
크고 아름답다. ‘갤럭시탭S8 울트라’에 어울리는 수식어다. 삼성전자의 최신 태블릿PC는 14.6인치 대화면으로 돌아왔다. 이전 갤럭시탭 시리즈는 물론 아이패드 시리즈와 견줘 역대급 화면 크기를 통해 태블릿 제품 경쟁력을 가져가는 모습이다.

태블릿PC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의 중간 지대에서 ‘커다란 화면’을 바탕으로 시장을 개척해왔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거거익선’ 경쟁이 이어지면서 태블릿의 입지는 어중간해졌다. 특히 폴더블폰의 등장은 태블릿의 존재 위기를 가져왔다. 이에 제조사들은 ‘생산성 도구’라는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며 태블릿 카테고리의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때 압도적인 화면 격차는 태블릿의 분명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갤럭시탭S8 울트라’(왼쪽)와 ‘아이패드 프로 10.5인치’ 모델 화면 크기 비교. 같은 유튜브 앱에서도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량이 다르다. 2022.2.27/뉴스1 © News1
하지만 제품 화면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화면이 커질수록 휴대성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휴대성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주로 12인치대에 머물러 있다. 이번 갤럭시탭S8 울트라는 이 같은 화면 크기 한계에 도전한 삼성의 결과물이다. 아이패드 프로가 화면 크기를 키우는 대신 베젤을 깎아 휴대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대화면…휴대성과의 절묘한 밸런스

‘갤럭시탭S8 울트라’ 전면. 2022.2.27/뉴스1 © News1
‘갤럭시탭S8 울트라’ 후면. 2022.2.27/뉴스1 © News1
발표는 꽤 그럴싸했지만, 제품 크기 밸런스에 대한 큰 의구심이 들었다. 실제 제품을 손에 쥐기 전까지 말이다. 대화면과 휴대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사이 균형을 잡지 못할 경우 태블릿PC는 이도 저도 아닌 물건이 돼 버리고 만다. 전작인 ‘갤럭시탭S7’ 시리즈는 최대 12.4인치 화면을 제공했다. 애플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는 최대 12.9인치 크기를 제공한다. 이보다 약 2인치 큰 14.6인치의 화면 크기는 실험작에 가까워 보였다. 마치 노트북 상판을 떼어놓은 듯한 형상은 이러한 의구심에 확신을 심어주는 듯했다.

그러나 손에 쥐어진 갤럭시탭S8 울트라는 예상을 깼다. 생각보다 가볍고, 견고했다. 무게는 728g (와이파이 모델 기준726g). 홈 버튼이 남아 있던 시절 구형 12.9인치 아이패드(셀룰러 모델 기준 723g)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화면과 휴대성의 절묘한 밸런스는 화면 베젤과 제품 두께를 극한으로 줄인 결과다. 베젤은 역대 갤럭시탭S 시리즈 중 가장 얇은 6.3mm로 줄였다. 제품 두께는 5.5mm. 최신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모델 두께가 6.4mm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극단적으로 얇다.

갤럭시탭S8 울트라 베젤 크기. 역대 갤럭시탭S 시리즈 중 가장 얇은 6.3mm 수준으로 줄였다. 2022.2.27/뉴스1 © News1
얇은 두께는 내구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의 경우 제품이 휘는 이른바 ‘밴드 게이트’에 휘말려 왔다. 삼성은 이 같은 문제를 소재를 통해 해결했다. ‘아머 알루미늄’을 적용해 전작 대비 내구성을 높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탭S8 울트라는 전작 대비 휨이 40% 덜하다.

◇대화면에서 오는 확장된 생산성

‘갤럭시탭S8 울트라’ 두께는 5.5mm로 최신 아이패드 프로 12.9인치 모델(6.4mm)보다 얇다. 사진은 아이패드 프로 10.5인치 모델(위)과 갤럭시탭S8 울트라(아래) 두께 비교. 2022.2.27/뉴스1 © News1
큰 화면을 활용한 멀티태스킹은 갤럭시탭S8 울트라의 가장 큰 장점이다. 아이패드 시리즈 역시 폐쇄적인 운영체제(OS)를 가다듬으며 화면 분할 기능 등 생산성 업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왔지만, 안드로이드 OS에 견주기엔 미흡하다. 아이패드는 2분할된 화면에 둥둥 떠다니는 창 ‘플로팅 윈도우’까지 총 3개의 앱을 동시에 띄우는 게 고작이다.

반면 갤럭시탭S8 울트라는 화면을 3분할해 3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시킬 수 있으며 여기에 플로팅 방식으로 앱을 연달아 띄울 수 있다. 마치 PC 같은 환경을 제공하는 ‘덱스’(DeX)를 사용하면 최대 20개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갤럭시탭S8 울트라’ 화면 분할 모습. 영상을 보면서 동시에 필기를 하는 등 멀티태스킹 작업이 가능하다. 2022.2.27/뉴스1 © News1
전작 대비 약 2배 빨라진 반응 속도를 제공하는 S펜은 생산성을 더해준다. 4096 단계의 필압과 기울임 인식 기능을 지원해 정교한 필기감을 제공한다. 멀티태스킹 기능을 통해 영상을 보면서 필기를 하는 등의 일도 가능하다.

◇텅 빈 앱 생태계 문제…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괴리

‘갤럭시탭S8 울트라’에서 사진 편집 앱 어도비 ‘라이트룸’을 실행하는 모습. 용량이 큰 RAW 파일 작업도 쾌적하게 할 수 있다. 2022.2.27/뉴스1 © News1
문제는 이 같은 대화면을 활용할 앱이 마땅히 없다는 점이다. 아이패드의 경우 영상 편집, 그래픽 도구 등 다양한 전문가용 생산성 앱을 갖추고 있다. 2019년부터 어도비 포토샵까지 품으면서 ‘프로’다운 생산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아이패드를 차세대 컴퓨터라고 부르는 애플의 지나친 자신감은 든든한 앱 생태계의 뒷받침으로부터 나온다.

반면, 갤럭시탭S8 울트라에서 아이패드와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앱을 발견하긴 쉽지 않다. 포토샵 스케치 앱이 있지만, 아이패드용 앱과 비교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생산성 앱이 아이패드의 앱 경험을 따라가지 못한다. 삼성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해 노트 앱 등 자체 앱 경쟁력을 강화하고,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께 외부 협력을 늘리고 있지만 부족한 앱 생태계를 채우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 영상 편집 앱 ‘루마퓨전’과의 협업이 발표된 점이 희망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갤럭시탭S8 울트라’에서 동영상 콘텐츠를 재생한 모습. 14.6인치 대화면을 통해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2022.2.27/뉴스1 © News1
크고 아름답지만, 텅 비었다. 갤럭시탭S8 울트라에 대한 한 줄 평이다. 삼성 태블릿 제품의 관건은 크고 아름다운 하드웨어와 빈약한 소프트웨어의 괴리를 좁히는 일이다. 이 부분을 해소하지 않으면 스마트폰과 PC 사이의 어중간한 경험 이상을 주기 어렵다. ‘방구석 유튜브, 넷플릭스 머신’으로만 남게 된다. 경험의 혁신을 추구하는 삼성의 남은 과제다.

장점
크고 아름다운 대화면
‘덱스’를 통한 PC와 같은 경험
반응 속도가 개선된 S펜

단점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텅 빈 앱 생태계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운 몸집(케이스 씌우면 탱크)
게이머 울리는 ‘GOS’

추천 대상
방구석 콘텐츠 머신이 필요한 OTT 마니아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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