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조 쏟고도 OECD 꼴찌 출산율…저출산정책 이대로 괜찮나

뉴스1

입력 2022-02-23 15:42 수정 2022-02-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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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81명으로 전년(0.84명) 대비 0.03명 감소했다.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 0명대는 한국이 유일하다. 사진은 서울 시내 병원의 신생아실 모습. (뉴스1 DB)
0.81명. 지난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통계당국은 이를 ‘합계출산율’이라 부른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 1.0명 아래로 내려간 뒤 불과 2년 만에 0.8명대까지 떨어졌다.

이미 전 세계 최저 수준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또는 내년엔 0.8명 벽까지 허물 수 있다. 심각한 인구 절벽 현상은 우리 경제에 큰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전년(0.84명) 대비 0.03명 감소했다.

1980년 중반까지 2명대를 유지했던 합계출산율은 1980년 후반에 1명대로 추락했다. 이후 감소 추세를 이어가다가 2018년 0.9명대에 들어섰으며 2년만인 2020년에 0.8명대로 떨어졌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 수준을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최소 2.1명은 돼야 한다. 0.8명대는 현 인구를 유지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인구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합계출산율 감소는 저출산을 먼저 경험한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 News1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국가는 한국(0.92명)이 유일하다. 이들 38개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61명이다.

두 번째로 낮은 스페인도 1.23명으로 한국보다 0.31명 많다.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로 꼽히는 프랑스(1.83명)에 비해선 반토막 수준이며 미국(1.71명)이나 이웃나라 일본(1.36명)보다 한참 낮다.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되면 일할 수 있는 노동인구, 즉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고령화 추세로 인한 노인 부양 부담이 커져 경제성장 속도가 급속히 둔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고령화사회의 경제·사회적 파급효과 분석에서 저출산에 따른 노동인구 감소로 우리나라 성장률이 2030년에는 1.6%, 2040년엔 0.74%까지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겠다면서 지난해에만 아동수당, 출산장려금 등 46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출생아 26만500명을 고려하면 신생아 한 명당 1억7658만원가량을 쓴 셈이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출생아 증가에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장래인구추계에서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 2005년 출범한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운용 중이며, 최근엔 4기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직속 위원회는 대통령조차 회의에 딱 두 번만 참석했을 정도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뚜렷한 권한도 없다. 현 정부 들어 출범한 1~3기 인구정책 TF도 지금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아동수당이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정책으로는 인구 감소 추세를 막을 수 없는 만큼 획기적인 대책 혹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양육과 보육여건 개선, 사교육비나 주거비용 부담 완화, 젠더 불평등 해소 등 기존 정책의 틀을 유지·강화하면서도 외국인 인력 유입 확대, 현행 12년의 교육과정 단축, 수도권 집중화 획기적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정책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라며 “‘삶의 질 제고’로 인구정책의 지향점을 재설정하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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