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사회문제 해결 정신 필요”… ESG로 지속가능한 성장 눈돌려

송충현 기자

입력 2022-02-23 03:00 수정 2022-02-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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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진화하는 기업 나눔활동〈3〉사회안전망 구축 나선 대기업

“팬데믹은 약한 곳 먼저 무너뜨려”
SK, 영세식당-취약계층 지원 사업…SKC, 지역 창업공간 ‘공유가게’ 운영
삼성, ‘중학생 멘토’ 교육사업 확대…한화, 복지시설에 태양광 발전 설비


SKC 자회사인 SK넥실리스가 전북 정읍시와 함께 지원하고 있는 공유가게 ‘레스토랑22’의 정희진 대표가 정읍지역 특산물로 만든 요리를 서빙하고 있다. SKC제공

기업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요구가 커지면서 지배구조 개선과 더불어 사회적 문제 해결에 나서는 기업이 속속 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업의 경영 활동이 외형적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 가치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앞세워 사회안전망 구축에 힘을 얹는 기업이 늘고 있다.
○ 팬데믹 시대 사회안전망 구축에 나서는 기업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2019년부터 학계, 정책 전문가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 결과를 경영 핵심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기업의 인적 물적 역량을 동원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며 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이던 지난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팬데믹 같은 대재난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먼저 무너뜨리고 있다”며 “기업도 사회와 공감해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SK는 기업이 가진 자원이 한정적인 만큼 가장 시급한 문제를 찾아 기업 역량을 집중하는 것을 목표로 결식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많은 무료 급식소가 운영을 중단한 점을 고려해 취약계층에 식사를 제공하며 결식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결식 줄이기의 일환으로 진행된 ‘한끼 나눔 온택트 프로젝트’는 팬데믹으로 매출이 급감한 영세 식당과 사회적기업에서 만드는 도시락을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사업이다. 영세 식당의 매출을 늘리면서 복지시설 운영 중단으로 끼니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취약계층까지 한 번에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서울 인천 울산 등 전국 19개 지역에서 SK 멤버사 20곳 이상이 참여해 총 67만 명분의 도시락을 제공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헌혈이 줄며 의료 현장 곳곳에서 혈액이 부족해지자 SK그룹은 대규모 헌혈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생명 나눔 온택트 프로젝트’는 SK 관계사와 구성원, 협력사, 일반 시민이 함께하는 행사로 지난해 12월부터 대한적십자사와 협력해 진행 중이다. SK는 전국 각지에서 헌혈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두 대의 헌혈버스를 제작해 기증하고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헌혈 인증샷 경품 행사도 진행했다.
○ 지역사회 지원하고 청년도 돕고
지역사회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SKC는 전북 정읍시의 지역 자원을 활용하는 ‘조인 정읍’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청년창업자 공간 ‘공유가게’는 지역 청년창업자의 판로를 만들어주는 공간으로 전통시장의 빈 점포를 리모델링해 임차료와 정착지원금을 6개월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입점한 ‘레스토랑 22’는 지역 특산물로 만든 식사와 식료품을 선보이며 서울 성동구 성수동까지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자매결연한 전국 마을에 가전제품을 지원하고 대학병원에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인천 울산 제주 등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사회 중심으로 조깅을 하며 폐플라스틱 쓰레기 등을 줍는 ‘산해진미 플로깅’을 진행해 총 25만 명의 시민 동참을 이끌어냈다. SK하이닉스는 2011년부터 사업 지역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했다. 누적 기탁금액은 총 275억 원이다.

SK E&S는 2019년 ‘로컬라이즈 군산’을 기획해 민간기업 최초로 창업가 육성을 통한 도시재생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 위기에 놓인 전북 군산 지역의 창업가를 육성해 전북을 문화 관광지로 발돋움시키고 지역 일자리 창출을 통해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국가의 미래인 청소년을 위한 기업 지원도 활발하다.

삼성은 2012년부터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열악한 교육 환경의 중학생들을 대학생 멘토와 연결해주는 드림클래스를 운영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기존 드림클래스를 전면 개편한 ‘드림클래스 2.0’을 새로 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소통과 글로벌 역량, 소프트웨어 강좌 등을 추가로 교육 중이다. 또 개발자와 디자이너, 의사, 호텔리어 등 다양한 삼성 관계사 임직원 100명이 중학생의 진로와 생활 고민을 들어주는 멘토로 뛰고 있다. 2012년 드림클래스를 듣던 중학생이 대학생 멘토를 거쳐 2019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삼성 임직원 멘토가 된 사례도 있다.

LG유플러스는 사회공헌 홍보대사인 ‘홀맨’의 굿즈를 팔아 벌어들인 수익을 기부해 결식아동과 어려운 환경에 있는 청소년을 지원한다.

한화는 2011년부터 ‘한화 태양의 숲’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과 한국, 몽골 등에 총 8개의 숲을 조성해 약 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전국의 사회복지 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무료로 기증하는 ‘해피 선샤인’ 캠페인으로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인 태양광을 지역사회 발전에 활용하기도 했다. 충청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악기 교육 프로그램 ‘한화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통해 지역 청소년들의 문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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