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에 亞증시 동반 하락…국제 원유-식량 물가 불안

박민우 기자 , 이상환 기자

입력 2022-02-22 20:47:00 수정 2022-02-22 20: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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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소식에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코스피를 비롯해 아시아 주요 증시는 1%대 하락세를 보였고 국제유가와 금값은 급등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정세가 계속되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긴장이 장기화되거나 실제로 전쟁이 발발하면 세계 경제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역시 악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 하루 만에 한국 증시에서 29조 원 증발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5%(37.01포인트) 내린 2,706.79에 마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공화국들에 독립을 승인하고 러시아군을 파병했다는 소식이 악재였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하루 새 29조 원이 증발했다.

투자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50억 원, 3826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3%(16.14포인트) 내린 868.11로 장을 마쳤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71% 떨어졌다. 도요타, 소니 등 일본 대표 종목과 유럽 관련주의 하락 폭이 컸다. 홍콩 H지수는 2.19% 내렸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96%)와 대만 자취안지수(―1.38%)도 1%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표지수인 모엑스는 10.5% 급락하며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했던 2014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와 금값은 치솟고 있다.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간) 기준 영국 런던ICE 선물시장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2.03% 오른 배럴당 97.33달러에 거래되며 100달러 선에 육박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미국 제재로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겨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도 이틀 연속 상승했다. 거래소 금시장에서 이날 금 시세는 g당 7만2990원으로 마감해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 금융당국 24시간 비상체계 가동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세계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를 수출하는 ‘유럽의 빵 공장’으로 불린다. 전쟁 상황에 따라 수출 차질이 생기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당분간 금융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촉각을 기울이며 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폭풍전야가 아닌 폭풍 속으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어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국제사회가 전쟁 가능성을 예상했기 때문에 위험도 일부가 금융시장에 선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금융 통화당국은 긴급회의를 열고 비상대응 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대응 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24시간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해 불확실성 확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성장, 물가 등 실물경제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이번 사태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이상환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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