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표심 잡기… 李 “코스피 5000 연다” 尹 “주식양도세 폐지”

강성휘 기자 , 장관석 기자

입력 2022-02-17 03:00 수정 2022-02-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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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대선 공약 줌인]2030겨냥 주식-가상자산 정책




3·9대선에 나선 후보들은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표심 공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 동안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식이나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선의 핵심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2030세대의 주식 및 가상자산 투자 비율이 커지면서 후보들은 이들을 포함한 개인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 李 “코스피 5,000 달성” vs 尹 “주식 양도세 폐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식시장을 살리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적극적인 주식시장 활성화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의 주머니를 두껍게 해주겠다는 의도지만, 구체적인 접근법에 대해서는 두 후보의 방향점이 다르다.

이 후보는 주식시장 불공정 해소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후보는 16일 서울 강남 유세에서 “주식시장이 불공정하게 흘러가지 않게 하면 (돈을 벌) 기회가 생긴다”며 “주가지수(코스피) 5,000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를 위해 주가조작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등 주식시장 불법 행위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윤 후보는 세(稅) 부담 완화를 약속했다. 특히 윤 후보는 주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 도입 예정인 주식 양도소득세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애초 주식 양도세 도입 시점에 맞춰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가 최근 증권거래세는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는 대신 양도세를 폐지하겠다고 공약을 수정했다. 이 후보는 주식 장기보유자에게 양도세 우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주식 공매도 제도와 관련해서는 두 후보 모두 폐지보다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쪽이다. 이 후보는 주식 공매도 시 외국인투자가와 개인투자자의 주식 차입 기간이 다른 점 등을 고쳐 형평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공매도 감시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 시 주식 거래를 일시적으로 막는 ‘공매도 서킷브레이커’ 제도 도입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물적 분할 자회사의 상장을 금지하겠다는 공약으로 개인투자자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주주 대표소송 요건을 완화해 개인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 李-尹, 가상자산은 “비과세 확대” 한목소리
이번 대선에서 각 후보의 공약이 유사한 이른바 ‘베끼기 공약’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가상자산 관련 공약은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지향점이 비슷한 대표적인 분야다. 가상자산 비과세 기준 완화는 윤 후보가 먼저 “비과세 기준을 현행 250만 원에서 주식과 같은 500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했고, 뒤이어 이 후보 역시 5000만 원까지 비과세를 약속했다.

또 이 후보는 지난해 말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 1호로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약속했고, 이에 따라 민주당은 지난해 12월에는 관련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주도했다. 이 후보는 또 시장이 안정화될 경우 국내에서 가상화폐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화폐공개(ICO)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는 가상자산 부당 수익을 전액 환수하고 가상자산 시장 관리 및 감독을 전담하는 디지털산업진흥청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가상자산 거래소 인가 규정을 강화하고 이들에 대한 정보 공시를 의무화는 등 가상자산 거래소와 관련한 공약 제시에 집중했다.

세 후보가 모두 가상자산 시장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심 후보는 규제 및 관리 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심 후보는 가상자산 비과세 기준과 관련해 “현행 250만 원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며 5000만 원으로 상향하겠다는 이 후보와 윤 후보와는 정반대의 공약을 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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