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고통뿐인 삶도 축제처럼 즐겨”
이지훈 기자
입력 2022-02-17 03:00 수정 2022-02-17 03:39
창작뮤지컬 ‘프리다’ 주연 최정원
“강렬한 에너지의 유쾌한 캐릭터… 고민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강조
팬데믹 공연 취소 땐 폭풍 눈물”
여섯 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한쪽 다리를 절고, 열여덟 살에 당한 사고로 평생 33번의 수술을 받은 사람.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인생은 고난과 고통으로 가득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배우 최정원(53)은 “‘웃음이야말로 최고의 가치’라고 말한 프리다는 고통에 허우적대지 않고 인생을 축제처럼 산 사람”이라고 했다.
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뮤지컬 ‘프리다’에서 주인공 프리다를 연기한다. 작품은 프리다의 죽기 전 마지막 순간을 ‘더 라스트 나이트 쇼’로 꾸민 창작 뮤지컬로, 그의 인생을 관객에게 들려준다.
“작품에서는 프리다를 강렬한 에너지와 기쁨을 가진 유쾌한 사람으로 해석해요. 실제로 그가 쓴 일기에도 ‘웃기 위해 산다’, ‘고민과 고통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써 있거든요.”
남긴 작품의 3분의 1이 자화상일 정도로 자신을 사랑한 프리다. 포스터 속 얼굴 주름까지도 “살아온 인생이 담겼으니 아름답지 않으냐”며 웃는 최정원. 꽤 닮은 두 사람이다.
33년 전 그의 첫 무대는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대사라곤 ‘가자, 아들레이드!’ 한 줄뿐인 ‘아가씨6’이었지만 커튼콜만 되면 눈물 콧물을 쏟아내며 우는 그에게 팬클럽이 생겼다.
“작은 배역이어도 무대에서는 스스로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좋아서 한 공연인데 사람들이 박수까지 쳐주는 거예요. ‘주인공도 아닌 애가 열심이네’라고 팬들도 신기해하며 좋아해 주셨죠.”
출산 후 1년을 제외하면 한 해도 작품을 쉬지 않은 그가 잠시 무대에 서지 못한 적이 있다. 재작년 초 팬데믹 여파로 ‘도나 역’을 맡은 뮤지컬 ‘맘마미아!’가 취소된 것.
“제 모든 걸 다 뺏긴 느낌이 들었어요. 출연료는 안 받더라도 공연은 하겠다고 떼를 썼어요. 누가 죽은 것도 아닌데 폭포처럼 눈물이 나더라고요.”
프리다의 생애에서 연인이자 동지인 멕시코 거장 화가 디에고 리베라(1886∼1957)를 빼놓을 수 없다. 유산한 그녀를 두고 처제와 바람을 피우는 등 여성 편력으로 그녀를 힘들게 한 디에고였지만 프리다는 죽기 직전까지도 그림과 일기에 그를 기록했다. 최정원은 처음에는 프리다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무대를 떠올리곤 마음이 바뀌었단다.
“만약 누군가 제 손발을 묶고 공연을 못 하게 한다고 상상해 봤어요. 그럼 저는 프리다처럼 천장에 걸린 거울을 보며 울었다 웃었다 하며 연기를 하지 않았을까요. 하하. 프리다에게 디에고가 저에게는 무대였더라고요.”
3월 1일∼5월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7만∼8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강렬한 에너지의 유쾌한 캐릭터… 고민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강조
팬데믹 공연 취소 땐 폭풍 눈물”
프리다를 연기하는 배우 최정원은 “관객들이 아침에 누군가 싸웠다거나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프리다’ 무대를 보고난 뒤 ‘그래도 살아볼 만해’라고 생각한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여섯 살에 소아마비에 걸려 한쪽 다리를 절고, 열여덟 살에 당한 사고로 평생 33번의 수술을 받은 사람.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인생은 고난과 고통으로 가득했을 것만 같다. 하지만 배우 최정원(53)은 “‘웃음이야말로 최고의 가치’라고 말한 프리다는 고통에 허우적대지 않고 인생을 축제처럼 산 사람”이라고 했다.
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뮤지컬 ‘프리다’에서 주인공 프리다를 연기한다. 작품은 프리다의 죽기 전 마지막 순간을 ‘더 라스트 나이트 쇼’로 꾸민 창작 뮤지컬로, 그의 인생을 관객에게 들려준다.
“작품에서는 프리다를 강렬한 에너지와 기쁨을 가진 유쾌한 사람으로 해석해요. 실제로 그가 쓴 일기에도 ‘웃기 위해 산다’, ‘고민과 고통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써 있거든요.”
남긴 작품의 3분의 1이 자화상일 정도로 자신을 사랑한 프리다. 포스터 속 얼굴 주름까지도 “살아온 인생이 담겼으니 아름답지 않으냐”며 웃는 최정원. 꽤 닮은 두 사람이다.
33년 전 그의 첫 무대는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대사라곤 ‘가자, 아들레이드!’ 한 줄뿐인 ‘아가씨6’이었지만 커튼콜만 되면 눈물 콧물을 쏟아내며 우는 그에게 팬클럽이 생겼다.
“작은 배역이어도 무대에서는 스스로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좋아서 한 공연인데 사람들이 박수까지 쳐주는 거예요. ‘주인공도 아닌 애가 열심이네’라고 팬들도 신기해하며 좋아해 주셨죠.”
출산 후 1년을 제외하면 한 해도 작품을 쉬지 않은 그가 잠시 무대에 서지 못한 적이 있다. 재작년 초 팬데믹 여파로 ‘도나 역’을 맡은 뮤지컬 ‘맘마미아!’가 취소된 것.
“제 모든 걸 다 뺏긴 느낌이 들었어요. 출연료는 안 받더라도 공연은 하겠다고 떼를 썼어요. 누가 죽은 것도 아닌데 폭포처럼 눈물이 나더라고요.”
프리다의 생애에서 연인이자 동지인 멕시코 거장 화가 디에고 리베라(1886∼1957)를 빼놓을 수 없다. 유산한 그녀를 두고 처제와 바람을 피우는 등 여성 편력으로 그녀를 힘들게 한 디에고였지만 프리다는 죽기 직전까지도 그림과 일기에 그를 기록했다. 최정원은 처음에는 프리다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무대를 떠올리곤 마음이 바뀌었단다.
“만약 누군가 제 손발을 묶고 공연을 못 하게 한다고 상상해 봤어요. 그럼 저는 프리다처럼 천장에 걸린 거울을 보며 울었다 웃었다 하며 연기를 하지 않았을까요. 하하. 프리다에게 디에고가 저에게는 무대였더라고요.”
3월 1일∼5월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7만∼8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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