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위기에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亞증시 2% 동반 추락

박민우기자 , 이상환기자

입력 2022-02-14 18:35 수정 2022-02-14 18:4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3.23포인트(1.57%) 내린 2,704.48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4.63p(2.81%) 내린 852.79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7.40원 내린 1,191.1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2022.2.14/뉴스1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으면서 한국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2% 안팎 추락하며 파랗게 질렸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7%(43.23포인트) 하락한 2,704.48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2% 이상 급락한 2,688.24까지 떨어지며 2,700 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1893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67억 원, 961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힘을 쓰지 못했다. 기술·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지수도 2.81% 급락한 852.7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자국민 대피 절차를 밟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극도의 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23%), 홍콩 H지수(―1.86%), 대만 자취안지수(―1.71%)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2% 안팎 급락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도미노 상승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가뜩이나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세계 경제가 충격을 받을 수 있어 아시아 증시가 ‘블랙 먼데이’에 빠졌다”고 말했다.


치솟는 유가, 100달러 넘을듯…‘스태그플레이션 트리거’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6% 치솟은 배럴당 93.10달러로 마감해 7년 반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영국 런던시장에서 4월물 브렌트유도 4.0% 급등해 95.05달러로 마감했다.

원유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한 상황에서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가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올 1분기(1~3월) 브렌트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천연가스 거래량의 25%를 차지하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어서 국제 곡물가격도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국제 밀 선물가격은 지난주에만 5.3% 뛰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에너지, 곡물 가격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발 국제유가 급등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100달러를 지속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포인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공포가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가운데 지정학적 위기와 인플레 가중 우려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는 단기간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시장에 내성이 생기기 전까지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이 3월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는 우크라이나 사태 충격을 감안해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