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압박 전방위 확산… 올해 상승률 11년만에 3% 웃돌듯

박민우 기자 , 신지환 기자

입력 2022-02-14 03:00:00 수정 2022-02-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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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93달러로 급등… 물가 비상등
농수산물-석유류 제외한 근원물가 150개 품목이 작년보다 2%이상 ↑
외식-가구-자동차 등 상승세 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戰雲)이 짙어지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배럴당 가격은 전일 대비 3.58% 오른 93.10달러로 마감했다. 유가 상승, 글로벌 병목 현상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물가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전년 대비 3% 이상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돈 것은 중동 민주화 시위 등의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2011년(4.0%)이 마지막이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2%로 전망했지만 지난달 2% 중후반으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24일 발표할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3%대로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공급 병목에 따른 미국 등의 가파른 물가 인상,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되고 있어 물가 상승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물가 쇼크’ 인정한 통화당국
한은은 13일 발표한 ‘물가 상승 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수준을 상당 폭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각각 2.5%, 1.8%였다.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농수산물, 석유류 등을 제외한 품목 중 전년 동월 대비 2% 이상 오른 품목 수가 지난해 1월 67개에서 올해 1월 150개로 늘었다. 특히 외식 품목과 가구, 자동차 등 내구재의 가격 상승세가 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물가 상승 확산세가 물가 급등기로 분류하는 2008년과 2011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물가 주시하는 정부, 대응책 마땅찮아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저희가 봤던 것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높고 범위도 상당히 넓음을 확인했다. 올해 물가상승률은 2%대 중후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24일 내놓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물가 전망치를 재차 올려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데다 우크라이나 사태 격화로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아무리 낮게 잡아도 3%대 초반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7.5% 오르며 40년 만에 최대 폭의 상승을 나타낸 미국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4.8%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면서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700원에 육박하고 있다. 4주 연속 상승세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무색하게 값이 올랐다. 금리 인상 본격화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최고 수준이 연 6%에 근접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물가 불안에 정부는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응책은 없는 상황이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지금 물가 관리 중”이라며 “매일 아침 열리는 참모회의에서 내가 경제수석을 부르는 말이 있는데, ‘계란수석’이 그것이다. 그만큼 관련 물가가 대통령 앞에서 많이 보고되고 지시가 된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구조적인 물가 상승 국면에서 계란 등 개별 품목 가격 관리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어 효과를 장담하기는 미지수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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