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 환매중단 4년째 ‘디스커버리펀드’ 제재도 구제도 지지부진… 피해자들 ‘분통’

김자현 기자

입력 2022-02-14 03:00 수정 2022-02-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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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동생펀드’ 企銀 등 12곳 판매
금감원 ‘불완전판매’ 조정 나섰지만, 판매사-피해자모임 이견 안 좁혀져
企銀외 판매사들 조정 시작도 못해… 일각 “금융당국이 감싸기” 의심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 2018.4.17/뉴스1

환매 중단으로 투자자들에게 2500억 원이 넘는 피해를 입혔던 ‘디스커버리펀드’의 피해자 구제가 4년째에 접어들도록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분쟁 조정이 더디게 이뤄지는 데다 당국 조정대로 배상하겠다는 IBK기업은행 등 펀드 판매사와 피해자 모임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기업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판매사는 분쟁 조정을 시작도 못 하고 있어 피해 구제는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스커버리펀드가 투자자들에게 돌려주지 못한 투자액은 지난해 4월 기준 2562억 원이다. 디스커버리펀드는 장하성 주중대사 동생인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가 운용한 펀드로 2017년부터 기업은행 하나은행 등 3개 은행과 9개 증권사에서 판매됐다. 하지만 2019년 4월 미국 현지 운용사의 법정관리에 따른 부실로 환매가 중단되며 피해가 발생했다. 이 펀드에 장 대사와 김상조 전 대통령정책실장, 채이배 전 의원 등이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기업은행 검사를 통해 디스커버리펀드 판매 과정에서 수익성 과장 등 불완전 판매가 이뤄졌고 상품 선정 등에서 내부 통제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작년 4월 말까지 기업은행이 판매한 2건에 대해 투자 원금의 40∼80% 수준을 보상하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기업은행 피해자 다수는 디스커버리펀드 사태를 사기로 규정하며 일부 보상이 아닌 ‘100% 배상’ ‘배상 비율 상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른 금융사 판매 건은 기업은행 건보다도 절차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조정을 하려면 금감원 검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하는데 검사, 제재가 지연되고 있어 분쟁 조정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일부 피해자는 금융당국이 감싸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한다. 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중단이 라임·옵티머스펀드 때와 비슷하거나 더 이른 시기에 이뤄졌음에도 이들 펀드와 달리 운용사 제재조차 확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금융당국은 16일 이르면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한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의 당초 건의대로 장 대표에 대한 직무정지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에 대한 3개월 영업정지 등 중징계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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