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현대차 제치고 재계 2위로… 설립 68년만

서형석기자

입력 2022-02-09 15:32 수정 2022-02-0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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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자산 기준 국내 재계 서열 2위에 올랐다.

9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SK그룹의 공정자산은 270조7470억 원으로, 1위 삼성그룹 467조9920억 원에 이은 2위로 집계됐다. 공정자산은 비금융사는 자산, 금융사는 자본과 자본금 중 큰 금액을 뜻한다.

SK그룹은 2020년 말보다 자산이 31조2170억 원 늘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말 각 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은 미국 인텔 낸드사업부(현 솔리다임) 인수에 힘입어 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말보다 자산을 11조3329억 원 늘린 75조4039억 원으로 단일 기업 중 최대 자산 증가기업이 됐다. 삼성전자가 뒤를 이어 11조200억 원 자산을 늘리며 240조6844억 원에 이르는 등 지난해 D램 가격 상승과 수요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실적 호조세를 보인 두 회사가 자산을 크게 늘렸다.

SK그룹이 국내 재계 서열 2위로 성장한 건 1953년 고 최종건 창업회장의 선경직물 재건으로 설립된 후 68년 만이다. 2020년까지 자산 규모 2위였던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번 조사에서 자산이 3조9300억 원 증가한 250조140억 원으로 3위에 그쳤다.

SK그룹과 현대차그룹은 2004, 2005년 각각 4위, 3위를 이어오다 2005년 GS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분리돼 그 이듬해부터 현대차그룹 2위, SK그룹 3위 구도가 굳어졌다. 현대그룹이 자동차, 중공업, 백화점 등 사업별 그룹으로 나뉜 직후인 2002, 2003년 SK그룹이 현대차그룹, 현대그룹을 앞선 적이 있지만 사세 확장으로 역전한 건 처음이다. 한편 4위 LG그룹 154조450억 원, 5위 롯데그룹 122조9210억 원 등 자산 규모가 100조 원이 넘는 5대 그룹 자리는 변동이 없었다.

한편 대규모 인수합병(M&A)에 힘입어 한진그룹, 중흥그룹, 호반그룹이 큰 자산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자산이 47.4% 증가한 49조52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순위 역시 14위에서 12위로 상승했다. 대우건설을 품은 중흥그룹은 47위에서 21위로 상승하며 자산 증가율 115.9%로 집계 대상인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 집단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대한전선을 인수한 호반그룹은 자산을 13.7% 늘린 12조1630억 원으로 순위가 37위에서 35위로 올랐다.

정보기술(IT) 기업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로 자산을 5조5380억 원 늘린 25조4900억 원으로 불리며 순위도 한 계단 끌어올린 17위에 집계됐다. 네이버는 1조6000억 원 상당의 회사채 발행과 데이터센터 설립,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로 자산이 3조2990억 원 늘어난 16조8830억 원으로 집계돼 24위에 기록됐다. 2020년 말보다 세 계단 올랐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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