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이 생리통-난임 유발… 수술 고려해야[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홍은심 기자

입력 2022-02-09 03:00 수정 2022-02-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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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

게티이미지코리아

홍은심 기자
자궁근종은 자궁벽 내 근육조직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이다. 35세 이상 여성 약 20%가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으며 보통 30∼40세에 많이 발생한다.

월경과다증, 월경곤란증, 비정상 자궁출혈, 복부종괴, 빈뇨, 방광 등 주변 장기 압박으로 인한 증상이 발생한다. 근종이 자궁 내강을 누르거나 나팔관을 막으면 생리통이 심해지고 생리양도 많아져서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도 50%나 된다. 특히 산부인과 진료를 정기적으로 받지 않는 젊은층이나 미혼 여성들은 어느 날 갑자기 만져지는 복부 종괴로 병원을 찾아 진단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임신이 늦거나 하지 않는 여성이 많아진 것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경이 빨라진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자궁근종은 초음파 검사로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임신 계획이 있는 미혼 여성과 기혼 여성은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과거에는 결혼 후 임신과 출산을 마친 뒤 자궁근종을 진단받으면 자궁절제술을 하는 게 근본 치료였다. 그러나 최근 결혼 및 임신 연령이 높아지면서 가임기 여성에게서 자궁근종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자궁과 난소의 가임력을 보존하면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근종이 빠른 속도로 자라거나 크기가 커서 다른 장기를 누르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또 근종으로 인한 출혈이 있는 경우, 난임과 연관성이 의심될 때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 치료는 일시적으로 근종의 크기를 줄여줄 수 있다.

‘하이푸’는 열로 종양을 태우는 방식이다. 근종이 가까이 위치한 경우 자궁내막에 열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궁근종의 크기가 너무 클 때는 하이푸로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는 이런 하이푸 치료에 대한 위험성 때문에 진료지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하이푸 시술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로봇수술로 자궁근종을 제거하기도 한다. 8mm의 구멍을 3개 정도 뚫어 로봇 팔을 넣어 진행한다. 최소 침습 수술로 10배까지 확대되는 3D 고해상 화면을 통해 병변을 면밀히 보면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로봇 팔을 이용해 수술할 수 있다. 근종을 잘게 잘라 배꼽을 통해 근종을 밖으로 빼낸다. 로봇수술은 손 떨림을 잡아줘 보다 정교하게 수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종양을 제거하고 봉합할 때 가장 용이하다. 부작용도 거의 없다. 로봇수술 도입 전에는 복강경 수술을 많이 시행했다.

김미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미혼 여성이나 임신을 원하는 여성들은 자궁 수술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자궁근종이 자궁 내강을 심하게 눌러서 임신이 어렵거나 월경과다인 경우는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수술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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