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파업에 못 전한 설 선물 어쩌나”…접수제한 아직도 안 풀렸다

뉴스1

입력 2022-02-08 08:19 수정 2022-02-0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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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앞둔 28일 서울 송파구 복합물류단지에 택배가 쌓여 있다. 2022.1.28/뉴스1

“기업이나 홈쇼핑이 접수한 단체 배송 건은 처리됐는데 개인이 편의점 등을 통해 보낸 설 선물들은 못 간 거죠. 직영조직 인원들이 주말에도 나와 배송 건을 처리하고 있지만, 노조원들의 방해로 접수 제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CJ대한통운 성남지역 대리점주)

비노조택배기사들과 대리점주들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총파업 장기화로 배송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고 호소 중이다. 노조 조합원 비중이 높은 경기도 성남·분당·이천과 울산 지역 상황이 심각하다.

이번 5차 택배 총파업 참여자는 쟁의권이 있는 1650명으로, 전체 택배기사 2만여명 중 8%다. 그러나 성남터미널은 전체 인원의 70%, 분당터미널은 전원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접수제한은 유지되고 있다.

비노조택배기사들과 대리점주들은 지역 대리점 차원에서 접수제한이 걸리지 않은 지역에 물품을 대체배송하려 해도 노조 조합원들이 조직적으로 방해해 배송 취소 혹은 반송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의 성남지역 대리점주는 8일 통화에서 약 5000개 상품에 대한 배송이 취소돼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그는 “인원은 부족하지 않은데 노조 조합원들이 물품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는 게 문제”라며 “정확한 수는 셀 수 없지만, 성남, 분당, 이천 지역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 한 수만명의 사람들이 선물을 보내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과 우체국, 롯데, 한진택배 등은 총파업 장기화에 설 연휴 이전부터 특정 지역에 접수제한을 걸어왔다. 성남·분당 외에도 일산, 울산, 경주, 창원, 광주, 대구, 동해 등의 일부 지역으로는 물품을 배송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업체 및 고객 피해를 미리 막기 위해 신규 접수를 막은 것이다.

해당 지역들은 노조 조합원 비율이 높아 배송 가능한 지역(동 단위)에 대한 배송도 차질을 빚고 있다. 비노조택배기사들은 조합원들이 새벽부터 나와 상차 작업중인 택배를 빼앗거나 차량에 적재된 상품들을 끌어내리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물품을 발로 차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슬기 비노조택배기사연합 대표는 집하 이후 발송하지 못한 물품에 대해서는 모두 변상해야한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설 연휴가 한참 지나서 설 선물을 받으면 누가 좋아하겠느냐”며 “특히 농·축산물, 과일 등은 제때 배송하지 못하면 상하거나 신선도가 떨어져 변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관에 택배사업자가 개인적으로 물품가액이랑 택배비를 변상하게 돼 있어 실제로 상당 건수를 변상해야하는 처지”라며 “명분 없는 총파업 때문에 개인은 물론 업체와 사업자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노조 택배연합회는 이달 13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택배노조의 총파업 철회를 요구하는 2차 집회를 연다.

김 대표는 “택배노조가 국민의 배송품을 볼모로 잡고 파업을 진행해 다른 택배기사들은 일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즉각 파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사회적합의에 따라 인상한 요금을 택배기사에게 공정하게 배분하지 않고 회사 이윤으로 돌리고 있다며 지난달 11일 5차 총파업에 돌입했다. 여기에 민주노총이 오는 11일 오후 CJ대한통운을 규탄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기로 해 택배 총파업이 민주노총 차원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4일 택배기사 과로방지 사회적 합의 시행에 따른 이행상황 1차 현장점검 결과 발표에서 “택배회사들이 사회적 합의를 이행 중”이라고 밝혔다.

민관 합동 조사단은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25개 터미널을 불시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25개 터미널은 모두 분류 전담인력을 투입했거나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 참여하면 별도 비용을 지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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