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처럼, 집이 아닌 것처럼

동아일보

입력 2022-01-28 03:00 수정 2022-01-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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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interior]위드 코로나 시대, 나만의 ‘스위트홈’ 만들기
주방의 기능 줄인 ‘히든 키친’으로… 널찍한 거실, 더욱 넓게 사용하고
자투리 알파룸, ‘취미방’으로 꾸며… 상상 속 꿈꾸던 ‘워너비 공간’ 실현
디지털 감성 접목한 코지 인테리어… 업무 휴식 운동 등 병행하기 최적화


스타트업의 라운지 같이 변신하고 있는 거실 인테리어 모습. 가운데 현대L&C의 인조대리석 하넥스를 적용한 작업 테이블을 배치했다. 현대L&C 제공

서주리 현대L&C 디자인기획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집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다. 팬데믹을 시대를 겪으며 역할과 경험하는 방식 변화가 가장 큰 개념을 손꼽아 보면 ‘공간’, 그 중에서도 내가 생활하는 집이 대표적이다. 집 안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은 길어지고 업무와 취미, 휴식 거기에 운동까지 다양한 활동이 행해지는 만큼 코로나19 이전보다 각자의 일상을 존중하고 공간의 활용도에 따라 유동적으로 분리해야 한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2년에 걸쳐 홈오피스용 테이블, 기능성 의자, 공간을 분리하는 파티션, 가벽, 중문에 대한 검색과 주문이 증가했다.》



소비자들은 집이라는 공간을 더 크게 느끼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하고 비우는 것은 물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한다. 방역 수칙이 우리의 삶의 반경을 제한하고 통제할수록 내가 살고 있는 공간만은 내가 통제하고 효율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공간의 변화에 가장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바로 MZ세대다. 일반적으로 공간에 대한 필요성은 경험에서부터 출발하는데 이들은 해외여행이나 국내 핫플레이스 등 다양한 공간에 대한 경험이 내공으로 쌓였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이들의 인테리어와 리모델링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로 이어지고 있다.

건설사가 공급한 틀에 기반한 이른바 ‘아파트 공화국’에 살고 있지만 보다 효율적인 수납과 공간 활용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것이다.

이들을 대변하는 인테리어 트렌드가 바로 ‘디지털 코지’다. 디지털과 안락하다는 뜻의 코지를 접목해 집이라는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원하는 MZ세대에게 언제든 업무와 휴식을 병행하는 공간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집들이를 온라인 콘텐츠 중 하나로 여기는 MZ세대가 SNS 등 디지털 세계에 공간을 공유할 수 있을 정도로 인테리어가 주는 분위기가 뛰어나야 한다.

주변의 사물과 조명을 반사해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메탈릭한 천장 마감재와 유리 파티션, 이탈리아 디자인 스튜디오 만달라키의 해질녘의 노을을 표현한 조명 등은 공간에 미래적이고 진취적인 느낌을 더하는 인테리어 소재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동이 편리하면서 전원을 꺼두면 용도가 드러나지 않는 다양한 스크린 기기 등도 디지털 코지를 연출하는 인테리어 소재다. 올해 CES에서 공개한 삼성전자의 포터블 프로젝터 더 프리스타일은 예약 판매에서부터 완판을 기록했다.

디지털 코지 인테리어는 갓생(‘God·신’+‘生·생’·부지런하고 타의 모범의 되는 삶을 뜻함)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취미와 열정이 가득한 삶을 사는 MZ세대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게 특징이다. 기존 집의 주요 구성 공간으로 말할 수 있는 거실, 주방, 침실의 기능이 바뀌고,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알파룸, 취미방이 중요 공간으로 떠올랐다.

히든 주방 인테리어 모습. 보닥 글라스 파티션을 사용해 거실과 주방을 분리했다. 현대L&C 제공
활발한 활동과 네트워크를 통해 관심사를 나누고 경험하기를 좋아하는 것이 MZ세대의 특성이다. 낮 동안은 나만의 작업실이었다가 저녁시간 또는 주말에는 소셜 네트워킹을 위한 라운지 공간으로 바뀌는 가변형 공간이 필요하다. 기존 공간 중에서 이를 가장 드라마틱하게 실현시킬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거실이다. 소그룹 모임과 회의, 재택근무 등의 용도를 위한 커다란 작업 테이블을 설치해 힙한 사무실 분위기를 연출해보자.

‘히든 키친’도 주목할 만하다. 주방의 기능을 최소화하고 거실과 공간을 분리하는 데 중점을 뒀다. MZ세대의 경우 1인 가구가 대부분인 만큼 바쁜 일상생활로 인해 간단히 밀키트나 가정 간편식을 사용한 최소한의 요리만 가능하면 되기 때문이다.

주방과 거실 사이엔 개방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공간을 분리하는 유리 파티션인 보닥 글라스 파티션도 유용한 아이템이다. 유리에 친환경PET를 접목해 표면 스크래치를 최소화하고 오염 방지와 비산 방지 효과를 더해 위생과 안전을 고려한 소재다.

패션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처럼 꾸며 취미방 기능을 더한 론드리룸 인테리어. 현대L&C 제공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취향을 위한 공간과 문화적인 니즈가 더해져 취미 기능을 갖춘 알파룸도 고려해 볼 만하다. 알파룸은 아파트 평면 설계상 남는 자투리 공간을 의미했는데 예전에는 창고로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서재, 놀이방, 침실 등으로 그 사용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최근엔 ‘취미방’의 역할을 더해가고 있는 게 트렌드다. 취미방은 이제 모든 어른들의 워너비 공간이다. 작업실·플레이룸·장비방 등 상상 속에서 꿈꾸던 공간을 일상에서 실현하는 곳으로 특화되고 있다.

가장 손쉽게 꾸밀수 있는 취미방은 패션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같이 취미 전시 공간이 더해진 론드리룸이다. 의류관리기나 디자인에 중점을 둔 세탁기 건조기 등 생활가전 제품이 최근 몇 년 새 더욱 다양해지면서 기존 옷방은 의류를 유지, 관리까지 해결하는 론드리룸으로 진화했다.

알파룸에 세련된 컬러의 세탁기, 건조기 등을 배치한 기본적인 론드리룸을 구성하고 여기에 보닥 글라스 수납장과 취미를 전시할 수 있는 구역을 더해 취향 공간과 일상생활을 위한 공간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유니크한 한정판 제품을 수집, 전시하고 즐기는 취미를 위한 나만의 컬렉션 전시공간이 되는 것이다. 엔지니어드 스톤 제품인 칸스톤과 간접조명 등 인테리어 소재를 접목하면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더해져 패션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같아 보이도록 꾸밀 수 있다.

우리가 존재하고 살아가는 다양한 방식을 반영한 디지털 코지 인테리어를 통해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소비자들이 안전한 공간에서 존중받는 감정을 느끼기를 기대한다.

서주리 현대L&C 디자인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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