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서 한잔 더” 심야 편의점 술 매출 쑥

오승준 기자

입력 2022-01-27 03:00 수정 2022-01-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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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제한 9시 이후 매출 큰폭 증가
1인가구 많은 관악-강서-송파구
전체 매출 상승률도 2배이상 높아
홈술족, 와인-양주 등 고가 주류 즐겨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9시 영업제한’이 계속되면서 편의점의 심야 시간대 주류 구매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층과 1인 가구 거주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 트렌드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6일 GS25에 따르면 9시 영업제한이 부활한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오후 9시 이후 시간대의 일평균 주류 매출은 단계적 일상 회복 기간(지난해 11월 1일∼12월 17일) 대비 21.3% 올랐다. 맥주 14.9%와 소주 20.2%, 양주·와인 48.7% 등이었다. 주류 스마트 오더인 와인25플러스 매출도 54.6% 올랐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기간에는 식당과 술집 등의 영업시간 제한이 없었다.

코로나19 이후 홈술족이 늘면서 주류 판매는 편의점 전체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1인 가구 수가 서울에서 가장 많은 관악구(16.8%), 강서구(13.4%)와 송파구(15.3%)의 코로나19 이전 대비 매출 상승률은 서울 평균(5.3%)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반면 1인 가구가 가장 적은 중구(―6.4%)와 종로구(―3.5%)의 매출상승률은 가장 낮았다. 김유미 GS25 와인전문 MD는 “1인 가구의 장보기 소비와 코로나19 로 인한 홈술 트렌드가 주류뿐만 아니라 편의점 전체 매출을 확대하는 효과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홈술을 즐기는 젊은층은 맥주, 소주 등 저가 주류보다 와인, 양주 등 고가 주류를 즐겼다. 최근 한 달 동안 GS25의 1인 가구 밀집지역 소주 판매는 일반 점포 대비 7.2%가량 낮았지만 양주·와인은 114% 많이 팔렸다.

와인 품목이 다양해지며 고객 1인당 구매 금액인 객단가도 높아졌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객단가는 1만1000원으로 2019년 8900원 대비 23.6% 높아졌다.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2월 편의점 업계 최초로 진행한 샴폐인 기획전은 사재기 열풍까지 불며 1만 병이 열흘 만에 모두 소진됐다. 올해 설 선물 상품으로 내놓은 ‘맥캘란’ 위스키 4종(35만∼900만 원) 30병도 3주 만에 모두 팔렸다.

편의점 업계는 홈술족을 공략하기 위해 와인과 양주 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GS25는 양주와 와인의 품목을 지난해 75종 대비 두 배가 넘는 153종으로 늘렸다. 온라인 주문인 와인25플러스의 상품 수도 기존 400여 종에서 현재 4500여 종까지 늘어났다. 세븐일레븐도 와인 품목 수를 매해 늘리고 있다. 2019년 60여 종이었던 와인 품목은 지난해 140여 종으로 늘어났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주류를 즐기는 방식이 ‘홈술’ ‘혼술’ 등으로 다양해진 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이들이 늘면서 단가가 높은 다양한 주종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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