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디지털 역량 강화… 빅테크와 치열한 경쟁 예고

강유현 기자

입력 2022-01-27 03:00:00 수정 2022-01-2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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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회장 신년사로 살펴본 ‘2022 경영전략’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 구축… 금융 자산관리 경쟁력 높여야
친환경 분야 사업 투자 확대 등… ‘ESG 경영’ 강화에도 한목소리


게티이미지코리아

국내 금융그룹 회장들이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디지털 전략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금융회사 본연의 기능을 강화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도 주요 화두로 제시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가상자산에 이어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등 새로운 투자형태가 연일 대두되고 있다. 마이데이터 등 서비스가 다양해지면서 이제 은행 중심의 금융그룹들은 인터넷전문은행뿐 아니라 빅테크, 핀테크 업체와도 경쟁을 해야 한다. 인터넷은행의 시가총액이 금융그룹을 앞서는 등 미래 가치에 대한 시장의 냉혹한 판단도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지난해 금융지주들은 저금리 기조에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치가 상승하면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금리 인상, 물가 상승, 중국 경제 둔화 등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이 신년 일성을 통해 밝힌 올해 경영전략을 살펴봤다.

종합플랫폼 전쟁… “충성 고객 늘려라”




금융권에선 종합플랫폼 전쟁이 본격화됐다. 금융회사들은 금융 상품만을 공급하는 판매자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디지털화를 통해 MZ세대까지 포섭해 충성 고객을 늘려야 한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경영 목표를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그룹 체계 완성’으로 제시했다. 손 회장은 “디지털은 금융에서도 수단을 넘어 그 자체로 본업이 됐다”며 “그룹 차원에서 MZ세대 특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디지털 퍼스트’를 내걸고 “하나금융그룹이 선도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내재화, 인프라 구축, 인력 확보 등 그룹의 디지털 핵심 기반부터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코로나로 미래가 앞당겨졌다”며 “신한의 운명도 디지털 전환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업의 경계를 뛰어넘어 핀테크 빅테크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디지털 기업에 과감히 투자하자”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대표 애플리케이션인 ‘KB스타뱅킹’이 그룹의 ‘슈퍼 앱’으로 자리잡고 계열사 앱과 상호 연계와 보완을 강화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손병환 농협금융그룹 회장은 “고객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간 잘해왔던 사업 모델과 사업 운영 방식도 바꿔야 한다”며 “고객 관점에서 디지털 사업을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수익성과 내실 다지기… “금융 본연의 역량 강화”


금융그룹 수장들은 불확실성이 클수록 기본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기본 체력을 끌어올리고 금융회사로서의 전문성을 앞세워야 머니 무브가 가속화된 시장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조용병 회장은 “고객 퍼스트라는 확고한 원칙 아래 그룹의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바꿔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회장은 “우리는 빅테크가 가지지 못한 강력한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손님 중심의 ‘옴니 채널’로 탈바꿈하고 금융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금리 변동기에 대비해 효율적인 조달, 운용을 통해 예대마진 기반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자산관리에서 더 높은 고객 수익률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은 “우리의 핵심 역량인 개인금융, 기업금융,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등 금융의 전통적인 영역을 더욱 강화해 이를 토대로 금융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과 글로벌로 나아가는 여정을 지속하자”고 말했다.

손태승 회장은 “코로나19는 신용리스크와 시장리스크를 포함해 금융회사가 관리해야 할 거의 모든 리스크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잠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라고 주문했다.

ESG도 주요 화두… “탄소저감 설비 투자 확대”


손병환 회장은 “‘농협이 곧 ESG’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국민과 지역사회, 환경에 기여하는 농협금융의 존재 가치를 확산시켜 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금융상품 개발을 확대하고, 탄소배출 저감 부문에 대한 투자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윤종규 회장은 사업뿐 아니라 직원들이 일상 속에서도 ESG를 내재화하길 주문했다. 그는 “‘넷제로(Net Zero·배출하는 탄소량과 저감한 탄소량을 더했을 때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 설비 투자와 ‘K뉴딜’ 등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계속 발굴해 달라”며 “탄소배출 감축 우수 기업을 지원하고 친환경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함께 임직원들이 일상 업무 과정에서 종이와 플라스틱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KB 그린 웨이브’ 캠페인을 실천하자고 강조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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