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작년 매출 117조… 반도체 공급난 뚫고 역대 최대 실적

이건혁 기자

입력 2022-01-26 03:00 수정 2022-01-26 03:2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389만대 팔아 기대에 못미쳤지만 수익성 높은 RV-제네시스 판매 늘어
영업이익 6조6789억… 7년만에 최대, 현대차 “반도체 부족난 점차 개선
올해 매출 14%↑ 432만대 목표… 전기차 판매비중 22%까지 늘릴 것”



현대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의 악재를 뚫고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수익성이 높은 레저용 차량(RV)과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판매가 늘며 영업이익도 7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25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이 117조6106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3.1% 늘었다고 공시했다. 이전 최대치인 2019년 105조7464억 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6조6789억 원으로 2014년(7조5500억 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178.9%로 나타났는데, 이는 ‘세타2 엔진’ 품질 비용(충당금) 2조1000억 원 탓에 2020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던 기저효과 때문이다.

자동차 판매량은 389만726대로 1년 전보다 3.9% 늘었다. 다만 지난해 목표로 내걸었던 400만 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판매량이 96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줄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확대된 건 고부가가치 차량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 판매 덕분이다. 특히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현대차의 SUV 차량과 GV70, GV80 등 제네시스 SUV 차량 판매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는 50.1%로 집계됐다. 이에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7%로, 전년(2.3%)보다 3.4%포인트 개선됐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동차 업체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GM은 판매량이 12.4% 줄었으며 독일 폭스바겐, 프랑스 르노 등도 판매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타사 대비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확보한 일본 도요타는 오히려 반사이익을 보면서 미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유럽 시장 점유율을 사상 처음 두 자릿수로 늘리기도 했다.

현대차는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의 올해 판매량 목표치는 432만 대로 제시됐으며, 매출은 13∼14%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사태의 점진적인 개선과 반도체 부족 사태 안정화로 국내외 자동차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 부품인 반도체 수급난 완화 여부는 올해도 현대차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대차는 최근에도 반도체 부족 탓에 미국 앨라배마 공장 가동을 이틀간 중단했다. 동남아시아 부품 공장들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영향에서 아직 자유롭지 않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반도체 공장들의 생산라인이 확대되면서 2분기(4∼6월)부터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친환경 차량 라인업을 확대해 지난해 16%인 전기차 판매량 비중을 올해 22%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설비 및 연구개발(R&D) 등에 사상 최대 규모인 9조2000억 원 투자를 예고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