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추락하는데… 대선후보들은 ‘투자 혜택’ 공약
김자현 기자 , 이상환 기자
입력 2022-01-25 03:00:00 수정 2022-01-25 03:00:00
이재명-윤석열 선심성 공약 내놔
24일 서울 서초구 빗섬 고객지원센터에서 한 직원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세가 표시된 전광판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인 8200만 원대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4300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뉴스1
회사원 이모 씨(30)는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찍고 하락세를 보이자 7000만 원대에서 ‘저가 매수’에 나섰다. 주식 등을 팔아 마련한 5000만 원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사들였다. 하지만 반등 기대와 달리 비트코인이 최근 4300만 원대까지 추락하면서 이 씨는 30%가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 유력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가상자산 공약을 쏟아내며 2030세대 표심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초고위험 자산’인 가상자산의 투자 위험은 외면한 채 투자자 표심을 잡기 위한 선심성 공약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을 주식과 동일하게 취급할 근거가 부족하고 오히려 고위험 투자를 부추긴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은 단순 무형자산이고 금융투자소득은 경제에 도움이 되는 생산적 금융자금이기 때문에 두 자산의 성격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과 같은 세제 혜택을 주면 가상자산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두 후보는 정부가 유사수신이나 사기 등을 우려해 2017년부터 전면 금지한 가상자산공개(ICO)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ICO는 주식을 상장하는 기업공개(IPO)와 비슷하다. 하지만 ICO 전담기관이 구체화되지 않은 데다 기존에 우려했던 유사수신, 사기 등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ICO에 있어서도 주식에 준하는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인 투자자를 보호할 수단으로 두 후보는 가상자산 상장 기준 마련, 공시 투명화, 불공정거래 수익 환수, 해킹 보험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또한 수년 전부터 언급됐던 방안을 원론적 수준에서 반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작 투자자 보호의 선행 과제로 꼽히는 매매·예탁 계좌 분리, 코인 거래소의 과도한 수수료 문제, 일부 거래소의 독점 논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공격적인 긴축 행보를 예고하면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은 다른 자산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오후 4시 현재 코인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4326만 원대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초 820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가 2개월 반 만에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올 들어 이달 21일까지 종가 기준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수익률은 각각 ―20.2%, ―29.06%에 이른다. 미국 나스닥지수(―11.9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7.73%), 한국의 코스피(―4.81%), 안전자산인 금(2.23%) 등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가장 크다.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디지털 금’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가상자산을 위험자산으로 인식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인 하락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대부분의 가상화폐 가치가 90% 떨어진 2018년의 장기 약세장 같은 ‘겨울’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회사원 이모 씨(30)는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찍고 하락세를 보이자 7000만 원대에서 ‘저가 매수’에 나섰다. 주식 등을 팔아 마련한 5000만 원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사들였다. 하지만 반등 기대와 달리 비트코인이 최근 4300만 원대까지 추락하면서 이 씨는 30%가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
최근 유력 대선 주자들이 앞다퉈 가상자산 공약을 쏟아내며 2030세대 표심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초고위험 자산’인 가상자산의 투자 위험은 외면한 채 투자자 표심을 잡기 위한 선심성 공약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코인 공약’, 책임 없이 혜택만 남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일제히 가상자산 투자로 얻은 소득에 대해 비과세 한도를 현행 250만 원에서 주식 투자와 마찬가지로 5000만 원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상자산을 주식과 동일하게 취급할 근거가 부족하고 오히려 고위험 투자를 부추긴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은 단순 무형자산이고 금융투자소득은 경제에 도움이 되는 생산적 금융자금이기 때문에 두 자산의 성격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과 같은 세제 혜택을 주면 가상자산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두 후보는 정부가 유사수신이나 사기 등을 우려해 2017년부터 전면 금지한 가상자산공개(ICO)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ICO는 주식을 상장하는 기업공개(IPO)와 비슷하다. 하지만 ICO 전담기관이 구체화되지 않은 데다 기존에 우려했던 유사수신, 사기 등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ICO에 있어서도 주식에 준하는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인 투자자를 보호할 수단으로 두 후보는 가상자산 상장 기준 마련, 공시 투명화, 불공정거래 수익 환수, 해킹 보험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 또한 수년 전부터 언급됐던 방안을 원론적 수준에서 반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작 투자자 보호의 선행 과제로 꼽히는 매매·예탁 계좌 분리, 코인 거래소의 과도한 수수료 문제, 일부 거래소의 독점 논란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 ‘디지털 금’ 코인, 수익률은 꼴찌

올 들어 이달 21일까지 종가 기준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수익률은 각각 ―20.2%, ―29.06%에 이른다. 미국 나스닥지수(―11.9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7.73%), 한국의 코스피(―4.81%), 안전자산인 금(2.23%) 등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가장 크다.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디지털 금’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여전히 가상자산을 위험자산으로 인식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인 하락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대부분의 가상화폐 가치가 90% 떨어진 2018년의 장기 약세장 같은 ‘겨울’이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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