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가정은 안녕하신가” 작가 10명이 본 ‘가정폭력’

김태언 기자

입력 2022-01-24 03:00:00 수정 2022-01-24 03:15:1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서울대미술관 ‘밤을 넘는 아이들’
회화 사진 등 통해 억압 표현


신희수의 네버랜드-경계의 아이들. 서울대미술관 제공

‘당신의 가정은 어떤가요?’

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의 ‘밤을 넘는 아이들’ 전시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 10명이 가정에서 정신적, 신체적 폭력을 당하는 아이들을 주제로 제작한 회화, 사진, 설치, 영상작품 104점을 선보인다.

작품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개인적 경험이 담겨 있다. 김수정의 ‘The war: 가장 일상적인’(2017년)은 단소, 골프채, 우산 등을 진열해놓은 작품이다. 일순간 ‘사랑의 매’로 돌변하는 생활도구를 통해 화목한 가정 이면에 도사린 억압을 표현했다. 고경호는 돌이나 졸업사진 등 가족 앨범에서 흔한 장면을 그린 ‘들러리’(2019년)를 통해 한 가정의 아들로서 기대되는 역할과 실제 자신 사이의 괴리감을 표현했다.

작가들은 각기 색다른 시선으로 주제를 풀어낸다. 민진영은 집 구조물을, 신희수는 가정 밖 청소년을 통해 가정폭력을 이야기한다. 민진영의 ‘Between Roof and Roof’(2012년)는 완벽해 보이는 집 사이로 깜빡이는 빛이 새어나오게 한 설치작품. 바깥을 향한 누군가의 신호는 보금자리처럼 보이던 집이 실은 고립된 공간이라는 긴장감을 준다. 신희수의 ‘네버랜드―경계의 아이들’(2020년)은 실제 가정 밖 청소년과 그들의 물건을 담은 사진 시리즈다. 이들은 가방 대신 종이쇼핑백이나 비닐봉투를 들고 다닌다. 그 안에는 피임약이나 슬리퍼도 있지만 자랑스레 간직해온 한 장의 상장도 있다. 작품 사이에 둔 스마트폰에서는 아이들의 인터뷰 녹취가 흘러나온다.

“집 나왔으면 들어가라는 소리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대신 위로와 공감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우리도 용기 내서 나온 이유가 있어요.”

“저 하고 싶은 거 엄청 많아요. 비행기도 타보고 싶고 로켓도 타보고 싶고….” 3월 13일까지. 무료.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