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 손상 치료법 청신호… 움직임 조절 뉴런 찾았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2-01-24 03:00 수정 2022-01-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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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컬럼비아대 연구팀 발표

미국 과학자들이 동물의 움직임과 운동을 조절하는 데 관여하는 특정 뉴런을 규명했다. 척수 손상이나 신경퇴행성 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지 멘티스 미국 컬럼비아대 병리학·세포생물학 부교수 연구팀은 그간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척추에서 무의식적 감각을 전달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던 ‘복부척수소뇌로뉴런(VSCT)’이 움직임이나 특정 운동도 조절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국제학술지 ‘셀’ 20일자(현지 시간)에 발표했다.

100여 년 동안 과학자들은 동물의 움직임을 지시하는 명령이 뇌에서 시작되고 움직임이나 운동을 제어하는 뉴런은 척수 내에 존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정확히 척수 내 어떤 뉴런이 움직임과 운동을 제어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복부척수소뇌로뉴런이 척수와 소뇌의 신경 전달 역할만 하는 것으로 추정해 왔다.

연구팀은 빛을 쬐어 세포나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광유전학 기술과 화학화합물을 이용해 쥐의 척수 내 특정 뉴런 활동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척추 내 척수에 있는 신경세포인 복부척수소뇌로뉴런의 활성이 억제된 쥐는 움직임을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의식적 운동에도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도 진행했는데 헤엄을 치던 쥐가 이 신경세포의 활성이 억제되자 수영을 하지 못하고 물에 떠 있기만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멘티스 교수는 “복부척수소뇌로뉴런을 제어만 해도 움직임과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며 “이번 발견은 운동처럼 동물의 복잡한 행동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이해하고 운동을 제어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척수 손상이나 운동에 어려움을 겪는 신경퇴행성 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해 복부척수소뇌로뉴런이 제어하는 움직임과 운동의 종류를 확인하고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위한 치료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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