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카카오”, “애 학원비로”…LG엔솔 환급금 110조 어디로
뉴시스
입력 2022-01-21 15:53 수정 2022-01-21 15:54
“전 카카오를 사볼까 생각했는데”, “여러분 삼성전자 좀 사주세요, 다같이 성투(성공투자)!”, “전 아이 학원금으로 나갈 예정입니다. 서글프네요”
21일 온라인 주식투자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LG에너지솔루션 증거금이 환불된 뒤 이 같은 게시물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이 시작되기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약이 끝난 뒤 환불된 증거금이 벌써 들어왔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LG엔솔은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한 결과 코스피 사상 최고 경쟁률과 함께 증거금 총 114조1066억원을 모집했다. 증거금 액수는 직전 최대였던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81조원을 크게 웃돈다.
전체 공모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균등물량은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전 증권사에서 1주, 미래에셋은 그도 못 받은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보니 환불금 역시 수조원대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균등방식을 노리고 청약에 임한 투자자 중 1주를 배정 받았다면 최소 증거금으로 지불한 150만원 중 공모가(30만원)을 제외한 금액을 환불 받게 된다.
비례방식을 노린 청약자도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었다면 4~5주, 균등 포함 5~6주 정도 받은 것으로 추정, 이 경우도 각자에게 수천 만원을 환불받게 된다. 공모규모 자체가 커서 100조원이 넘는 역대급 증거금이 걷힌 만큼 환불 액수 역시 역대급 규모가 움직인 셈이다.
이에 다른 공모주 대비 이 환불금을 투자자들이 어떻게 활용할 지 주목된다. 거대한 자금 흐름이 증시 상황을 변동시킬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는 기대와 달리 최근 약세 분위기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LG엔솔 청약을 앞둔 지난 15일 2900선이 붕괴된 뒤 2800선을 맴돌고 있다. 이날 개인들의 매수세는 계속됐다. 이날 오후 1시48분까지 개인은 9148억원 어치를 사들이고 있는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8억원, 5701억원 순매도하고 있어서다.
국내 증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이 증거금을 재투자하는 데 활용하지 않을 확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는 “제발 LG엔솔 환불금이 국내 장으로 흘러와서 다시 반등했으면 한다”, “우리 모두 성투하자”며 투자를 촉구하는 분위기도 감지되지만 “개인들만 투자하면 뭐하나, 기관이랑 외인은 다 파는 걸”하는 회의적 반응까지 공존한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 부담감이 큰 시점이지만 국민주 LG엔솔에 대한 기대감에 ‘빚투(빚내서 투자)’한 투자자가 상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 따르면 청약 첫날인 지난 1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50조7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대비 1조3718억원 불어난 규모다.
이에 증거금을 환불 받자 마자 다시 빚을 갚는데 쓰겠다는 반응도 포착됐다. 게시판에는 “저는 그냥 아이 학원비로 쓰려한다”거나 “빚내서 마련했는데 다시 갚을 것” 등의 글도 눈에 띈다.
한편 LG엔솔은 오는 27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공모가는 30만원이며 ‘따상(공모가 2배에 시가 형성, 이후 상한가)’에 성공하면 78만원까지 오르게 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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