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조’ 몰린 LG엔솔에 증시 긴장…“기관들, 다른 대형주 팔수도”
이상환 기자 , 송혜미 기자
입력 2022-01-20 18:20 수정 2022-01-20 18:31
뉴스1
사상 최대 114조 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은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코스피에 입성하기 전까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을 담으려는 기관투자가들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70조2000억 원으로, 2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과 동시에 시총 3위에 오른다. 이에 따라 2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 이어 3월 코스피200지수 등 주요 지수의 조기 편입이 유력하다.
해당 지수들을 추종하는 펀드 등 패시브자금은 LG에너지솔루션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IBK투자증권은 이 같은 패시브자금이 최소 1조2722억 원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공모가 기준 시총을 기반으로 한 추정으로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더 오르면 패시브자금이 1조50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LG에너지솔루션을 편입하려는 기관이나 외국인투자가들은 미리 다른 대형주를 팔아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코스피는 최근 5거래일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기관이나 외국인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물량이 많지 않다. 상장 전까지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역대급 청약 열풍에 증권사들은 1000억 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을 챙기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를 주관한 국내외 증권사 11곳은 공모 금액(12조7500억 원)의 0.7%인 892억5000만 원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또 기여도와 청약 흥행 실적 등에 따라 최대 382억5000만 원의 성과 수수료도 추가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에 뛰어든 442만 명 개인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빚투’(빚내서 투자)인 것으로 분석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19일 현재 56조3669억 원으로, 청약 전날인 17일(49조3482) 대비 7조187억 원 급증했다.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 건수도 10~14일엔 하루 평균 1098건에 불과했지만 18일과 19일에는 1557건, 1610건으로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해 들어 대출 수요가 잠잠했는데 최근 이틀간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청약자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21일 청약 증거금이 환불되면 신용대출 증가세는 다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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