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율 낮추면 서민-소상공인 예금-대출 혜택 커질것”

허진석 기자

입력 2022-01-19 03:00 수정 2022-01-19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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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출신으로 중앙회장 출사표 낸 오화경 하나저축銀 대표
저축銀 건전성 좋아져 규제 풀 때 자산 운영 인력강화-전산화도 필요
수도권-지방 저축銀 격차 완화 노력



저축은행업은 1972년 상호신용금고로 출발해 올해로 출범 50주년을 맞았다. 업계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그 이듬해 탄생한 상호신용금고협회는 지금은 저축은행중앙회로 바뀌었다. 중앙회는 반세기에 가까운 역사를 가졌지만 역대 회장은 대부분 관료 출신이 차지했다. 회장 선출 방식은 경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추천된 인물을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뽑는 게 다였다. 그런데 다음 달로 예정된 19대 중앙회장 선거에 이례적으로 민간 기업 출신인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사진)가 출사표를 올렸다.


―왜 나서나.

“여러 저축은행을 경영하고 서울지역 대표를 하면서 저축은행업의 발전과 소비자 이득을 위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예컨대 예금자 보호를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내는 예금보험료라는 게 있다. 그 요율이 저축은행은 0.4%로 다른 제2금융권의 2배 수준이다. 부담이 커 공정경쟁이 힘들다. 또 대출한도나 대출을 운용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규제도 많아 서민과 소상공인을 위한 자산운용에 제약이 많다. 저축은행 임원에게만 더 혹독한 중과실 책임도 서비스의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생각한다.”

―그런 규제들은 2011년 있었던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때문에 생긴 것 아닌가.

“맞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나면서 저축은행들의 건전성이 좋아졌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은행보다 더 나은 상태다. 당시 부실했던 저축은행들을 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기관들이 인수한 것이 효과를 냈다고 본다. 이제는 규제를 풀어 서민과 소상공인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은 규제완화 이슈를 업계 내부 문제로만 볼 것 같다.

“기본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예금보험료율을 낮추면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져 대출과 예금에서 소비자에게 혜택이 가게 할 수 있다. 저축은행은 제1금융권에서 금융서비스를 받기 힘든 서민들과 소상공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금융기관이라는 점에서 예보율을 인하할 명분은 충분하다.”

―서민과 소상공인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보나.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의 서비스 발전을 돕는 역할이 그 사명이다. 저축은행들의 위탁을 받아 운용하는 약 9조 원의 자산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인력 교육과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또 저축은행 업무를 전산으로 지원하는 사업도 더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서민들이 저축은행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저축은행업 내부의 이슈는 뭔가.

“저축은행들이 규모면에서 점점 더 크게 차이가 나는 양극화 현상이 있다. 저축은행 법인은 전국에 79개가 있는데, 규모가 큰 6개 저축은행이 자산과 순익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규모가 큰 저축은행은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영업을 하는데 지방 저축은행은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하면서 격차가 커지고 있다.”

―금융 산업은 규제 산업이라고들 한다. 관료 출신이 업계 발전에 더 도움을 줄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출신이 아니라 업에 대한 이해, 사명감,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후보자 검증은 더 투명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대관업무가 중요하다면 전문가를 채용해서 활용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중앙회장 연봉을 절반 깎아서라도 그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내달 3일 회장 후보 모집 공고를 내고 17일 총회를 열어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관료 출신으로는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이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 약력
△1960년생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 △HSBC 전무 △아주캐피탈 영업총괄 부사장 △아주저축은행 대표 △아주캐피탈 대표이사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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