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직원이 “부실기업 아니에요” 국민청원…피해가족·지역주민 ‘공분’

뉴시스

입력 2022-01-18 15:03 수정 2022-01-18 15:04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광주 신축아파트 붕괴 사고가 8일째를 맞은 가운데 현대산업개발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회사를 변호하는 취지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려 피해자 가족은 물론 지역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이 중요한 상황에서 회사 이미지 챙기기에 급급하다”며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는 적반하장식 태도”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18일 실종자 가족 등에 따르면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HDC현대산업개발 직원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자신을 ‘10년 가까이 현산의 건축직으로 근무중인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모든 아이파크 공사 현장이 부실시공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현장에 부임받은 이래 매 순간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 기술자로서의 책임감과 성실성으로 임해왔다”며 “40년 넘는 세월 동안 수 많은 현장에서 피땀 흘리며 일궈온 이미지가 한 순간 무너져내린 현실에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현산은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책임 회피는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언론에 보도된 만큼 부실기업이 아닌 기술자의 사명과 신뢰로 노력하는 기업”이라고 끝을 맺었다.

해당 청원은 18일 오후 2시30분 기준 350여 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이 같은 청원에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도 뭐가 중요한지 모르고 있다”는 반응이다.

실종자 가족 A씨는 SNS에 입장문을 올려 “현산이 정신을 못차리고 이미지 회복에만 신경쓰고 있다”며 “본인가족이 아니라고 회사가 무너지는 것이 더 중요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입주자들이 살다가 건물이 무너져 내렸으면 더 큰 피해자가 생겼을텐데 아직까지 구조작업은 뒷전”이라며 “구조작업에 더 책임지는 자세를 보일 것”을 요구했다.

지역민들도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다. 배모(33)씨는 “실종자 수색이 급급한 상황에서 현산을 다시 믿어달라는 투의 국민청원을 올리는 것은 오히려 기업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 아니냐”며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다”고 냉소했다.

최모(30)씨도 “집을 잘 짓는 것과 별개로 지금은 실종자들의 수색을 더 잘 해야 할 때다. 안하무인”이라고 꼬집었다.

[광주=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