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보다 비싸진 전세대출 이자…서민 세입자들 ‘막막’

뉴스1

입력 2022-01-17 15:16 수정 2022-01-17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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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 News1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울 지역에서 전세자금 이자 비용이 월세보다 비싼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임대차시장에서는 전세 비용이 월세 부담보다 낮아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전세대출 이자가 급등하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연 3.38~4.78%(13일 기준)로 5%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지난해 6월 2.30~3.84% 수준이던 전세대출 금리는 불과 6개월만에 1%p 급상승해 이자 부담이 많게는 2배가량 늘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산하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지난해 11월 기준 4.1%(주택 종합은 4.7%)를 기록해 전세자금대출금리 상단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은행 전세대출 이자가 집주인에게 월세를 내는 것보다 더 비싸졌다는 의미다.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전세금 중 월세로 돌릴 액수에 해당 비율을 곱한 뒤 12개월로 나누면 월 임대료가 나온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 2억원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경우 매달 갚아야 하는 이자비용은 최대 80만원(연간 약 956만원)까지 올랐다. 집주인에게 월세(월 69만원, 연 820만원)를 내는 것보다 비싸진 것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은행권은 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전세대출 금리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전세대출 이자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월세로 몰릴 경우 월세도 인상이 불가피해져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전세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준거금리인 신규코픽스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6월 0.92%에서 9월 1.16%, 11월엔 1.55%까지 올랐다.

코픽스는 시장금리와 예·적금 등 수신금리에 따라 변동한다. 한은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0.25%포인트(p) 추가 인상했고 올해 1~2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대출 금리는 그만큼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월세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월세로 수요가 몰릴 경우 집주인들이 월세도 올릴 가능성이 커 서민 세입자들의 부담은 늘 수밖에 없다.

서울시 조사에서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를 낀 계약은 5678건으로 전체 계약(1만3532건) 중 42%를 차지했다. 201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진입했고 은행권 가계대출에서 비중이 높은 전세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전세대출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며 “대출 계획이 있다면 자금 사정을 잘 살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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