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가액 상향에…10만원~20만원 설 선물세트 인기

오승준 기자

입력 2022-01-13 15:00 수정 2022-01-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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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설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2022.1.13/뉴스1

31일부터 시작되는 설 명절을 맞아 1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선물 세트들이 부활했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상 농수축산물 선물 가액 기준이 올해 설에 한해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한시적으로 높아진 영향이다.

특히 고가의 선물 세트 판매량이 대폭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설 선물세트의 매출은 작년 대비 58.6%가 증가했다. 이 중 10만 원대 선물세트의 매출 신장률은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법인 고객만을 놓고 보면 10만 원대 선물은 작년 추석에 비해 세 배 넘게 팔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기간 선물 가액이 높아진데다 신년 모임을 대체하는 분위기 속에서 프리미엄 선물을 주고받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10만 원대 선물 세트를 대폭 늘리고 있는 추세다. 롯데마트는 프리미엄 설 선물 세트가 작년 대비 약 50%가 늘자, 10만 원대 선물 세트의 품목을 20% 가량 늘리고 물량도 10% 확대했다. 마찬가지로 작년 설에 비해 설 선물세트 판매량이 약 50% 증가한 이마트는 프리미엄 과일 등의 물량 확보에 나섰다. 고가의 과일인 샤인머스켓의 매출이 작년 설 대비 올해 약 6 배를 기록하자, 작년의 두 배인 75톤을 확보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억제된 구매 욕구가 고가의 선물세트에 대한 보복소비로 이어졌다고 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용산구에 거주하는 주부 최모 씨(60)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고 외식 비중이 크게 줄어 큰 돈을 쓸 일이 없었다”며 “친척들에게 좋은 상품을 선물하며 설 명절을 풍성하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사적 모임제한 등으로 명절에도 가족이 모일 수 없게 되자 고가의 선물로 마음을 표현하겠다는 수요도 있다. 성북구에 거주하는 주부 장모 씨(53)는 “작년부터 명절에 한번도 시댁과 친정에 가지 못해서 마음이 안 좋다”며 “좋은 선물이라도 보내드려야 마음이 편할 것이다”고 했다.

설 선물 가액 범위가 농수축산물에 한해서 높아지자 특급 호텔 등도 관련 선물 세트들을 앞다투어 내놓으며 호캉스족을 공략하고 있다. 조선호텔은 20만 원대부터 150만 원대까지에 이르는 고가의 한우상품 선물세트를 기획했다. 이밖에도 신라호텔이 프리미엄 떡갈비 밀키트 세트를 출시한데 이어 롯데호텔은 자연산 돌미역 세트와 전통장 세트 등을 판매중이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전달하는 선물에 한해 김영란법이 적용되는 가액 기준을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김영란법 개정안이 다음 달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내년 설부터는 상한액이 20만원으로 고정된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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