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현대’ 신화 쓴 HDC현산…잇단 대형사고로 신뢰도 추락

뉴시스

입력 2022-01-13 11:16 수정 2022-01-1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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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강남 아파트’의 상징인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건설한 HDC현대산업개발이 잇단 대형사고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광주 철거현장 붕괴사고(학동 참사) 현장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했지만 이번 사고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9위인 HDC현산은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가 전신인 한국도시개발과 한라건설이 모태다. 1986년 이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현대산업개발이 설립됐다.

HDC현산은 1970년대 중반부터 준공되기 시작한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건설하며 1군 건설사로 발돋움했다.

1993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장남인 정몽구 회장에게 현대자동차 경영권을 승계하기로 결정하면서 정주영 명예회장의 넷째 동생인 고 정세영 명예회장과 그의 아들인 정몽규 현 HDC그룹 회장이 현대산업개발을 맡게 됐다.

HDC그룹을 재계순위 28위까지 끌어올린 정몽규 회장은 지난 2019년 ‘모빌리티 그룹’으로의 도약을 꿈꾸며 아시아나 항공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2020년 계약해지를 한 바 있다.

정몽규 회장은 2021년 6월 광주 학동 참사가 벌어진지 7개월 만에 아파트 외벽이 붕괴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는 지난해 학동 참사 직후 사고 현장을 찾아 대국민 사과를 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번 사고로 빛이 바랬다.

업계 관계자는 “골조공사를 거의 마친 아파트 일부가 붕괴되는 사고는 극히 이례적”이라며 “작년 사고가 발생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한 만큼 회사 이미지와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1군 건설사인 HDC현산이 시공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잇단 대형 사고가 터지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 누리꾼들은 “무서워서 살겠나. 이런 건설사는 영구퇴출 해야 한다”, “건설면허를 취소해야 한다”, 아이파크는 믿고 걸러야 한다“는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HDC현산은 이번 사고로 신뢰도와 브랜드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하면서 향후 사업에서도 막대한 손해가 예상된다.

우선 당장 이번 사고로 입주가 늦어질 경우 입주지연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 정부 조사결과 201동이나 전체 동 철거 후 재건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이미 공사에 투입된 비용은 고스란히 손실이 된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번 붕괴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공사 현장은 전문가들과 철저히 점검, 건물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건물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향후 정비사업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매출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산으로서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철거 후 재건축을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무너진 신뢰를 어느 정도라도 회복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사고를 수습한 뒤 사고 현장을 비롯한 전체 현장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해 공인된 기관 등으로부터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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