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파업 장기화…“설 배송 어쩌나” 소비자 분통

변종국기자

입력 2022-01-11 15:20:00 수정 2022-01-11 15: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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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한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2021.12.30/뉴스1 © News1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 지부의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택배 물량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택배노조는 단식 및 상경 투쟁까지 예고했다. 파업에 따른 고객 피해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11일 서울에서 악세서리 소매업을 하고 있는 소상공인 A씨는 하루에도 수십 통씩 걸려오는 고객들의 항의로 몸살을 앓고 있다. A씨는 “하루면 배송되던 물건이 3, 4일이나 걸린다”며 “물건 배송이 늦어지면서 항의는 물론 주문 취소를 요구하는 고객 전화가 빗발친다”고 토로했다. 그는 “배송이라도 되면 다행”이라며 “물건이 택배 터미널에서 묶여 있거나 심지어 어디에 있는지 확인조차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A씨는 하루에도 서너 번씩 파업 지역 현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파업 때문에 물건 배송에 문제가 생겼거나, 물건을 더 이상 보낼 수 없는 지역을 파악하는 것이다. A씨는 “물건 반품이나 주문 배송 중단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들 몫이다. 당일 처리해야 하는 신선식품 등을 배송하는 업체들의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을 이용해 개별 택배를 보낸 서모 씨는 “지난해 27일에 전자제품 배송을 보냈는데, 29일 경기 이천에 도착한 뒤 물건이 움직이질 않는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도 문의량이 많은지 연결이 안 된다”고 했다. 서 씨의 물건을 받은 택배 기사가 파업에 참여를 하면서, 택배 배송은 물론 반송조차 안 되는 것이다.

택배노조 CJ대한통운 지부는 지난해 말부터 택배요금 인상분 분배 개선과 당일 배송 등의 조건을 담은 계약서 철회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업 참여 인원은 약 17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전체 택배 기사의 3%정도에 불과해 전국적인 물류 대란이 발생하진 않고 있지만, 파업 참가자들이 많은 지역에서의 배송 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은 임시 택배 인력 투입과 함께, 노조원이 집중된 지역에 대한 신규 물량 접수를 중단하면서 배송 차질을 최소화 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파업 수위를 계속 높여가고 있다. 11일 택배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설 특수기 총력투쟁’을 경고했다.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은 “14일까지 노사 대화가 불발되면 단식투쟁에 이어 18일 전 조합원이 서울로 상경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CJ대한통운 파업 때문에 처리되지 못한 물량이 한진과 롯데 택배 등으로 이관되는 걸 막는 ‘접수 중단 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할 계획이다. 택배 기사들의 과다 업무를 막겠다는 게 공식적인 명분이지만, 이면에는 파업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택배노조는 최근 우체국을 상대로도 분류인력 투입 등의 내용을 담은 사회적 합의를 빨리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우체국 노조)와 함께 투쟁 전선을 넓히기 위해 우체국을 압박하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주 주 국토부와 고용노동부, 공정위 등으로 구성된 부처 합동 조사단을 꾸려 전국 택배사업장 불시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관련 점검 결과가 자칫 파업에 또 다른 명분을 주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정부 조사 결과가 무엇이든 그걸 또 문제 삼아 파업에 이용하진 않을까 걱정된다”며 “설 특수기에는 20~30% 물량이 더 늘어나는데 파업에 참가하는 택배 기사 수가 한정적이라고 해도 부분적인 배송 차질은 어떨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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