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치료로 가시지 않는 요통… 추간공확장술로 탈출

권혁일 기자

입력 2022-01-12 03:00 수정 2022-01-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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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광혜병원

게티이미지코리아

《# 건설노동자 김 씨(55)는 평소보다 무리한 날이면 허리통증으로 고생한다. 그때마다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거나 물리치료를 받으면 괜찮아지곤 했지만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최근에는 유독 통증의 빈도가 잦고 불면증까지 찾아왔다. 병원에서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은 그는 한 달 뒤 비수술치료인 추간공확장술을 받을 예정이다. 》

몸의 기둥인 척추를 위협하는 질환이 늘고 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허리 통증 환자 중 85% 이상은 단순 요통으로 운동이나 생활습관의 교정을 통해 통증의 강도나 빈도를 줄일 수 있다. 반면 척추협착증, 디스크탈출증, 척추유착성 질환 등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되며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 이러한 질환들은 초기라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등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증세가 심하거나 마비를 동반하는 경우 물리치료로도 효과가 없을 경우라면 전문가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김씨의 경우 추간공 깊숙이 숨어 있는 미세한 신경 유착이 극심한 통증을 불러온 경우였다. 추간공의 구조는 배수구와 매우 흡사하다. 추간공에 미세하게 얽혀 있는 인대들을 배수구의 철망으로 본다면 유착성 질환은 배수구 철망에 여러 가지 이물질들이 들어차서 배수구가 막히는 것이다. 추간공 내 인대들과 신경 주변에 들러붙은 유착들이 해당 공간을 막아 배출되지 못한 염증유발물질들이 염증 및 부종을 유발하거나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킨다.

추간공확장술은 추간공 및 척추관 내 신경압박이나 유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대를 직접 제거해 척추관협착의 근본적인 문제 원인을 치료해주는 비수술 치료법이다. 기존 수술보다 강도가 세며 국소수면마취 아래 30분이면 수술이 끝난다. 절개, 전신마취, 수혈, 감염 같은 부담을 줄인 것도 장점이다. 수술이 어려운 고혈압·당뇨병·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은 물론이고 척추실패 증후군 등 기존의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경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원창 연세광혜병원 대표원장은 “추간공확장술은 척추관협착증을 포함한 다양한 척추질환의 통증 감소에 효과적”이라며 “시술은 의료진의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추간공에서 염증을 제거하고 신경이 압박된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척추신경통증 치료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설명했다.

권혁일 기자 moragoheya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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