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정용진 멸공에 불매운동 표적 떠올라

뉴시스

입력 2022-01-11 11:36:00 수정 2022-01-11 11:37:48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스타벅스가 연초부터 불매운동의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상에서는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포스터가 공유되고 있는 중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공산주의 세력을 멸한다는 뜻) 발언 파장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정 부회장이 최근 잇따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은 정치권 논쟁으로 번졌고 신세계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 폭락의 원인이 됐다.

이후 일부 네티즌은 정용진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이마트와 계열사 실적을 분석, 이마트 전체 영업이익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스타벅스를 불매운동의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장문의 해명 글을 올리며 더 이상 멸공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는 일단락 되는 분위기지만 불씨가 아직 꺼진 것은 아니다.

멸공 이슈를 정치권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어서다.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운동이 실제로 일어날 지 여부는 미지수다. 하지만 멸공 이슈가 지속될 경우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마찬가지로 스타벅스도 예상치 못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을 올리며 “새해에는 이거 먹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멸공”이라고 올렸다. 또 젓갈 사진을 올린 후 “새해 첫 젓갈, 멸공”이라고 적기도 했다.

이후 정 부회장의 글은 인스타그램의 폭력 및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위반, 삭제 조치 당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갑자기 삭제됨.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이라고 항의했다.

정 부회장이 게시글 삭제에 강력히 항의하자 인스타그램 측은 ‘시스템 오류’라는 입장을 밝히고 게시글을 복구했다. 게시글 복구 이후 정 부회장은 멸공이라는 단어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일에는 ‘한국이 안하무인인 중국에 항의 한 번 못한다’는 제목의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시했다. 이 게시물에는 시진핑 중국 주석 사진이 담겼고 #멸공 #승공통일 #반공반첩 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정 부회장은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의식한 듯 시 주석 사진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으로 바꾸고 ‘자신의 멸공이 중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일파만파 퍼졌다.

정치권에서 정 부회장의 멸공 이슈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 등은 대형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구매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멸공 이슈를 띄우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쏘아올린 멸공 이슈는 연일 화제가 됐고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 주가는 지난 10일 직전 거래일보다 1만7000원(6.8%) 하락한 23만3000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34% 하락한 13만3000원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두 회사를 합쳐 2200억원의 시총이 날아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지켜본 신세계 주주들은 관련 주식 게시판과 오픈채팅방, 카페 등을 통해 정 부회장의 오너 리스크로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는 성토를 하는 글을 다수 올리기도 했다.

또 멸공 이슈가 정치 쟁점화된 이후 여권 성향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마트와 스타벅스를 대상으로 불매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네티즌은 ‘스벅만 안 마셔도’라는 글을 통해 불매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사업을 총괄하는 이마트 계열사 중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55%를 차지하고 있어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할 경우 정 부회장이 멸공 운운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 글의 요지다.

그렇다면 실제로 스타벅스의 불매운동이 전개될 가능성은 있을까. 관련업계에서는 스타벅스가 이번 멸공 이슈로 인해 불매운동의 표적이 된 것은 맞지만 팬덤이 강해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다수 나온다.

지난해 스타벅스 코리아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 개선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에 나섰을 당시에도 SNS상에서는 스타벅스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 나왔지만 실제로 불매운동이 전개되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정 부회장의 멸공 이슈가 정치 쟁점화된 것에 반대하는 이들과 주가 하락으로 인해 피해를 본 주주들을 중심으로 스타벅스 불매운동이 전개될 가능성은 있지만 매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커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네티즌은 “멸공이 왜 논란이 되는 지 모르겠다”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본인의 소신을 말하는데 불매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게 맞는 것인가. 지금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외치는 이들은 여당과 그들을 추종하는 극히 일부 세력들일 뿐, 이들이 스타벅스를 불매하더라도 영향은 전혀 없을 듯”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다만 정 부회장이 SNS 활동을 자중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논란을 만든다면 상황은 급변할 수도 있다. 오너리스크에 따른 기업의 불매운동이 확대·본격화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다른 네티즌은 “인싸 놀이를 하다가 멀쩡한 사람이 바보되는 일이 많다. 자중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선에서 그만두는 것이 좋다. 욕심은 늘 큰 화근이 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