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바이러스 잡는 ‘구리’ 카드-마스크 눈길

조선희 기자

입력 2022-01-12 03:00 수정 2022-01-12 03: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재스퍼, 구리합금 제품 출시
알앤에프케미칼 ‘특수 원단’
코로나 델타 변이 99% 사멸




‘오미크론 변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항균 생활용품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특히 유해 세균을 사멸하는 데 탁월하다는 구리를 활용한 제품들이 눈길을 끈다.

감염질환의 약 80%는 손에 의한 접촉으로 전염된다. 매번 손 씻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눈, 코, 입 등 점막으로 이어지는 감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다. 따라서 수시로 접촉하는 문 손잡이와 엘리베이터 버튼 소독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재스퍼는 작년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방짜 유기로 구리합금의 효능을 접목한 제품군을 출시했다. 신용카드 크기로 휴대가 가능한 ‘바이러스 캐처 카드’를 시작으로 ‘바이러스 캐처 손잡이’를 선보이며 잇따라 수건걸이, 휴지걸이, 주방용 거름망, 수저 통, 볼펜 등 항균 동을 소재로 한 제품들을 시장에 내놨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방짜의 구리와 합금 재료인 주석은 그 자체로 상당한 살균효과가 있다고 적혀 있다. 구리 78%, 주석 22%로 만들어진 방짜는 항균뿐 아니라 살균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최근 충북대 의대 연구진에서 구리합금 2×2cm 위에 3.5×103 PFU/ml 비말환자의 기침수준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200μL 도포한 결과 4시간 뒤 99.9%가 사멸했다고 발표했다. 의정부 가톨릭 성모병원 이혜경 교수 연구팀은 구리 용기에 황색 포도상구균(MRSA) 100mL을 떨어뜨린 뒤 5시간이 경과하자 MRSA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리합금으로 개발한 문 손잡이가 항균·항바이러스에 큰 효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민간기업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종선 재스퍼 대표는 “재스퍼가 개발한 구리합금은 살균과 소취의 효과까지 있어 소독이나 세척이 불필요한 안전한 소비재”라고 전했다.

알앤에프케미칼 ‘매직카퍼’ 마스크
합성수지·특수필름 전문기업 알앤에프케미칼은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99% 사멸하는 마스크를 개발한 데 이어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99.79%까지 사멸하는 ‘매직카퍼’ 소재의 섬유 원단을 개발했다. 박동일 알앤에프케미칼 대표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중 전염력이 가장 강한 델타 변이를 사멸하는 섬유 원단 개발은 세계 최초”라며 “최근 돌파 감염이 늘고 있는 만큼 개인 방역에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구리를 물리적으로 혼합하거나 코팅하던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구리가 섬유에서 떨어져 나와 항균·항바이러스 성능이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매직카퍼 기술은 특수 처리한 구리를 섬유와 화학적으로 결합해 구리의 성능이 반영구적으로 지속된다. 구리 입자에서 방출하는 구리이온이 바이러스를 둘러싸고 있는 단백질 막 구조를 파괴해 바이러스가 전염력을 상실하고 사멸되는 방식이다. 최근 이탈리아 공인 항균 테스트 기관 비스메데리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균 성능을 시험한 결과 매직카퍼 섬유는 1시간 이내에 바이러스 99.79%를 사멸했다.

현재 매직카퍼 소재는 마스크에 활용되고 있다. 시중에 나와있는 부직포 마스크는 바이러스의 주요 전파 원인인 비말을 차단하는 기능이 있지만 마스크 표면에 묻은 바이러스 입자가 최대 7일 이상 생존하면서 손을 통해 눈이나 호흡기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박 대표는 “델타 바이러스까지 사멸하는 섬유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방역 소재의 범위를 한층 넓혀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