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끗하고 부어오른 발목, 손상 정도 따라 치료법도 달라[홍은심 기자의 긴가민가 질환시그널]

홍은심 기자

입력 2022-01-12 03:00 수정 2022-01-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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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염좌(발목접질림)

게티이미지코리아

홍은심 기자
우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발목을 접질린다. 발목을 ‘삐끗’하는 것은 순간이지만 고통은 오래간다. 이렇게 ‘발을 삐다’ ‘발을 접질리다’와 같은 말로 표현되는 것이 ‘발목염좌’다.

발목 인대가 살짝 늘어난 정도의 가벼운 발목염좌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상된 발목 인대를 초기에 치료해 주지 않으면 발목 인대에 변형이 생길 수 있고 만성 발목불안정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염좌는 관절을 지지해 주는 인대가 늘어났거나 찢어진 경우를 말한다. 일부가 아닌 전체가 끊어지는 경우에는 파열이라고 표현한다. 따라서 발목염좌는 일반적으로 뼈에는 이상이 없고 발목을 구성하는 인대가 늘어났거나 찢어져 손상된 것이다.

염좌의 종류는 인대의 손상 부위별로 나눌 수 있다. 내측 인대염좌와 외측 인대염좌로 분류할 수 있는데 외측 인대 손상이 가장 많다. 이는 발목을 안쪽으로 접질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발목이 바깥쪽으로 접질리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발목 내측(내복사뼈 부위)의 인대만 손상되는 경우는 매우 적다. 대부분 내측의 인대들은 외측의 인대들이 손상될 때 함께 다친다.

염좌는 인대의 손상 정도에 따라 3단계로 구분한다. 1도 염좌는 인대 파열 없이 주변 조직만 손상된 경우다. 2도 염좌는 인대의 부분 파열이 일어난 상태, 3도 염좌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것을 말한다. 주로 운동 경기 중에 발생하지만 더러는 땅에 발을 헛디디거나 수렁에 빠져서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의 정도나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1, 2도 염좌는 보통 보존적인 치료를, 3도 염좌의 경우 수술을 진행한다.

염좌 이후 부어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인대나 뼈가 다칠 때 주위 혈관도 같이 손상돼 혈액이나 조직액이 혈관 밖으로 나와서 발생한다. 사고를 당했을 때 환자들은 발목이 ‘획’ 도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발목 관절 부위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나 느낌을 받기도 한다. 걷기가 어려워지면서 발목이 붓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다친 발목은 처음부터 붓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어올라서 하루 정도 지나야 붓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발목염좌의 진단은 손상 부위가 부었는지 멍이 있는지 확인하고 인대 조직을 눌렀을 때 통증 유무를 확인한다. 이후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해당 부위에 골절 및 탈골이 있는지를 체크하고 추가로 초음파 검사를 한다. 이때 인대, 관절, 근육의 손상 정도도 파악할 수 있다. 만약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근골격계 정밀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검사로 인대 손상의 정도와 파열 여부를 파악한다.

최기원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발목염좌 급성기에는 PRICE(Protection·보호, Rest·휴식, ICE·냉, Compression·압박, Elevation·거상)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며 “이후 치료에서는 MEAT(Mobility·움직임, Exercise·운동, Analgesics·진통제, Treatment·치료) 원칙에 따른 치료가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상 정도에 따라 발목염좌의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발목 인대를 구성하는 섬유의 일부가 미세하게 찢어진 1도 염좌는 하루 정도 지나면 부기가 가라앉고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함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과격한 신체 활동을 피하고 발목 보호대를 2주 정도 착용하는 것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발목 외측 인대가 부분적으로 찢어진 상태인 2도 염좌는 발목이 붓고 피멍이 생기며,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필요에 따라 부목으로 고정해 부기를 가라앉히고 발목 보호대를 착용한다. 이 밖에 발목 외측 근력 운동, 평형감을 회복하기 위한 재활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3도 염좌는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아야만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보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때는 신체활동을 자제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은 물론이고 4∼6주 깁스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인대가 끊어져서 발목이 심하게 불안정하거나 혹은 직업상의 이유나 활동성이 많은 환자의 경우에는 끊어진 인대를 수술로 재건하는 치료를 하기도 한다.

발목은 평소 다치지 않게 조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운동선수의 경우 발목관절에 보호장구를 착용한다. 발목 인대가 손상됐을 때는 손상 부위가 완전히 치료된 뒤 발목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해서 발목의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

신발을 고를 때도 주의한다. 테니스 같은 운동을 할 때에는 발목까지 올라오는 운동화를 착용하고 신발끈을 꽉 조여 주면 발목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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