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매수냐 눈물의 물타기냐’…개미, 카카오 6일간 7700억 샀다

뉴스1

입력 2022-01-11 06:29 수정 2022-01-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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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주가가 최근 하락을 거듭하면서 ‘액면분할’ 이전으로 후퇴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새해들어 7700억원이나 폭풍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과 기관이 내다판 물량을 개인이 고스란히 받아낸 것이다.

카카오가 최근 겹악재로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 성장전망은 여전히 좋기 때문에 개인이 저가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지만 한편에서는 카카오를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좋지 않기 때문에 평균단가를 낮추기 위한 이른바 ‘물타기’ 수요라는 해석도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3400원(3.4%) 하락한 9만6600원으로 마감하며 10만원 밑으로 빠졌다. 지난해 4월15일 5대1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후 최저가다.

이날 개인은 카카오를 890억원 어치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80억, 26억원을 팔았다.

카카오는 올 들어 개장일인 3일 하루를 빼고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그 사이 시가총액은 7조763억원이나 증발했다. 한때 네이버를 제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시가총액 3위까지 치고 올라갔었지만 7위(우선주 제외)로 미끄러졌다.

그런데 개인은 개장일부터 전날까지 6거래일간 줄기차게 카카오를 담았다. 총 7708억원 순매수다. 외국인과 기관이 같은기간 각각 5279억원, 2566억원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카카오에 대한 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기 때문에 개인들이 이번 주가 하락을 일종의 ‘세일기간’으로 생각하고 저점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의 4분기 실적 부진과 정부 규제방침 등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했는데, 투자의견은 여전히 ‘매수’로 제시했다. 4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밑돈다는 것이지 수치상으로는 지난해보다 성장해 견조한 실적이며 장기적으로도 성장성이 높다는 게 이유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카카오 목표주가를 14만5000원으로 9.4% 하향하면서도 “올해도 카카오의 이익 성장은 이어질 것이며 블록체인 등 새로운 신성장 동력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도 “최근의 국내 성장주 하락세는 미국의 예상보다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것인데, 견조한 실적에 기반한 우량 종목은 결국 반등한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의견”이라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카카오를 장기 보유하며 수익을 내기 위해 저점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매수가 그야말로 ‘눈물의 물타기’라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의 소액주주 대부분이 주가 급등기에 진입하면서 평균매수단가가 높아 손실이 크기 때문에 저점 매수를 통해 평균단가를 낮추고 장기적으로 수익이 날때까지 ‘버티기’에 돌입한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소액주주는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상장사 중 두번째로 많다. 지난 2020년12월31일 기준 56만1027명에서 2021년 9월30일 기준 201만9216명으로 150만명 가량이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3월말 기준으로 71만4708명이던 소액주주가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후 단 6개월만에 130만4508명이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로 44.16% 급락한 상태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카카오 주식을 매입한 130만4508명이 여지껏 팔지 않고 있었다면 최소 -11%에서 최대 -43%까지 손실을 입은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떨어지는 칼날’은 일단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한 전문가는 “적어도 오는 3월9일 대선 전까지는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크고, 대선 후보의 정책 방향성에 따라 주가 영향을 받기 쉬운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추매를 하기보다 관망하는 것을 추천한다”면서 “카카오 등 성장주가 조정 시점이고 장기보유시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하기는 하지만 하방이 어느수준까지 열려있는지는 섣부르게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저점매수든, 평단 낮추기든 최근과 같은 금리인상기에 절대로 ‘빚투’(빚내서 투자)는 금물”이라면서 “반드시 여유자금으로 투자에 임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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