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떠난 큰손 잡아라”…VIP점포 개설-씨티PB 영입 러시

신지환 기자 , 이상환 기자

입력 2022-01-10 03:00:00 수정 2022-01-10 0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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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고액 자산관리 경쟁 불붙어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철수를 계기로 국내 자산관리(WM) 시장에 지각변동 조짐이 일고 있다.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이 앞다퉈 ‘자산관리 명가’로 꼽히던 씨티은행에서 스타급 프라이빗뱅커(PB)들을 영입하며 WM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씨티은행 출신 ‘PB 수혈’은 이들이 관리하던 VIP 고객들과 최상위 자산관리 노하우를 한꺼번에 확보하는 셈이어서 금융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은행·증권사 “씨티 떠난 PB 잡아라”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씨티은행 출신 PB 30명과 자산배분 전문가(포트폴리오 어드바이저) 4명을 한꺼번에 영입했다. 여기엔 국내 1세대 PB인 염정주 상무를 비롯해 30억 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를 관리했던 씨티은행 마스터 PB 3명 중 2명(이진성 신은재 이사), 10억 원 이상 자산가를 관리해 온 최우수 PB 10명이 포함됐다.

신한금투는 이들을 주축으로 고액 자산가 특화점포인 청담금융센터와 광화문금융센터 2곳을 3일 새로 열었다. 자산관리 최대 경합 지역을 골라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최근까지 씨티은행의 최대 규모 영업점인 청담센터를 이끌었던 염 상무가 청담금융센터장을 맡았고, 마스터 PB인 이진성 신은재 이사가 광화문금융센터에 배치됐다.

삼성증권도 두 자릿수의 씨티은행 PB를 영입하고 초고액 자산가 전담본부인 ‘SNI전략본부’를 확대했다. 조만간 1000억 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투자, 상속, 절세 등을 관리해 주는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증권사들은 씨티은행 PB 영입을 통해 은행권의 VIP 고객을 흡수하는 동시에 글로벌 은행이 가진 종합적인 자산관리 역량을 벤치마킹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은행에서 증권사로 고객 자산이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나타난 가운데 씨티은행의 선진화된 WM 시스템과 고객 맞춤형 포트폴리오 설계 노하우가 장착되면 자산관리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WM에 중장기 수익 달려”


은행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씨티은행 PB 22명을 영입한 데 이어 이달 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초고액 자산가 특화점포인 ‘TCE시그니처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엔 씨티은행 출신이자 우리은행 영업점 최대 규모인 13명의 PB가 배치됐다.

KB국민, 하나, SC제일은행 등도 씨티은행 PB들을 수혈해 주요 WM센터에 배치했다. KB금융그룹은 올 7월 은행, 증권사 등의 자산관리 역량을 한데 모아 국내 최대 규모의 PB센터인 ‘압구정 플래그십 PB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금융사들이 이처럼 WM 부문에 힘을 쏟는 것은 자산관리 시장을 중장기적 수익 기반이 될 핵심 성장 동력으로 보기 때문이다. 3일 취임한 이재근 국민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등은 취임사와 신년사를 통해 자산관리에서 핵심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동산, 주식 등 개인이 보유한 자산 규모가 커지면서 자산관리를 전문가에게 맡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들을 잡기 위한 금융권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10억 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개인 고객은 2020년 말 현재 39만3000명으로 2018년(32만3000명)에 비해 21.6% 급증했다. 이들이 보유한 자산도 2618조 원으로 2년 새 30%가량 늘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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