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와 콩에 대게까지…정치권으로 확산된 ‘멸공’ 논란

장관석 기자 , 허동준 기자

입력 2022-01-09 16:58 수정 2022-01-0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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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촉발된 ‘멸공’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멸공의 사전적 의미는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이다.

정 부회장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라며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폭력, 선동 등을 이유로 인스타그램 측에 삭제 조치됐다가 정 부회장의 항의로 복구됐다. 7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트위터에 “21세기 대한민국에 ‘#멸공’이란 글을 올리는 재벌 회장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라고 비판했고, 정 부회장은 “리스펙”이라고 맞불을 놨다. ‘리스펙’은 리스펙트(respect·존경하다)의 줄임말로, 조 전 장관을 비꼬는 반어법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동작구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보고 있다. 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멸공 공방은 정치권으로 확산됐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신세계그룹의 대형마트인 이마트에서 달걀, 파, 멸치, 콩 등으로 장을 본 사실을 공개하면서다. 달걀과 파를 합치면 친문(친문재인) 세력을 연상시키는 ‘달파’, 멸치와 콩을 합치면 ‘멸공’과 발음이 유사해 윤 후보가 정 부회장을 우회적으로 지지했다는 것. 정 부회장은 바로 영덕 대게 꽃게탕 사진을 올리며 “다음엔 멸치와 콩으로 맛나는 요리를 구상해 봐야겠다”고 이어 받았다. 대게는 이른바 ‘대깨문(강성 친문 세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샀다가 ‘멸공 논란’이 불거진 8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다음엔 멸치와 콩으로 맛나는 요리 구상해봐야겠다”는 문구를 올렸다. (왼쪽) 윤 후보와 정 부회장은 서로 맞팔을 맺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스1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 부회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일론 머스크 말글 한 마디로 코인시장이 들썩이고 트럼프 트윗 한 줄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웠을까”라며 “정 부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인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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