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처럼 가느다란 배터리 개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새로운 길 열어”

동아일보

입력 2022-01-06 17:03 수정 2022-01-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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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화학공학과 교수 3D 프린팅 기술 응용해 새로운 형태의 배터리 개발

4차 산업혁명이 태동하며 다양한 산업이 개척됐다. 전기자동차, 에너지 저장 시스템, 웨어러블 기기의 발전에 따라 배터리는 신산업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 부품이 됐다. 세계 각국이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를 비롯한 다양한 전자기기에 활용되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 가능한 배터리 중 가장 높은 에너지 밀도와 전위를 제공해 효율성이 높다. 하지만 배터리 전극 구조가 평면으로 제한돼 다양한 형태의 전자기기에 적용하기 한계가 있다. 이에 경희대 이창우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 섬유 형태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조적 한계 극복한 섬유 형태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
연구 결과는 ‘3D-printed Twisted Yarn-Type Li-ion Battery towards Smart Fabrics’라는 논문 제목으로 세계적 학술지 <Energy Storage Materials>(IF : 17.789)에 게재됐다.

이창우 교수 연구팀은 3D 프린팅 기술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연구팀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극 소재로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기반의 양극활물질과 천연 흑연의 음극활물질을 사용했다. 이를 3D 프린팅 기술로 가공해 1차원 섬유 형태의 전극을 개발했다. 전극은 꼬여있는 형태(꼬임사, Twisted Yarn-Type, TYT)로 실처럼 가늘고 길다. 이창우 교수는 “기존 배터리와 달리 새로 개발한 섬유 형태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구조적 유연성을 갖는다. 이러한 특성으로 다양한 형상의 기기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개발 의의를 평했다.


●섬유 형태로 다양한 형상에서도 작동·바늘에 꿰어 바느질까지
이번 연구는 섬유 형태의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을 학술적으로 분석했다는 사실을 넘어, 실물 제작으로 작동 여부를 실증해 더욱 의미 있다. 이창우 교수는 “섬유 형태의 리튬이온 배터리 시제품과 LED 전구를 연결해 개발한 배터리가 에너지 전원으로 구동 가능한지 확인했다. 또한 구부리거나 접었을 때도 작동해 구조적 유연성을 실증했다”고 설명했다. 구조적 유연성은 배터리 안전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배터리 전극이 실처럼 가는 섬유 형태이기 때문에 배터리 자체가 직물로 짜일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로 바늘에 배터리 전극을 꿰어 바느질했다. 이창우 교수는 “향후 배터리로 이뤄진 스마트 직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하며 “유연성, 디자인 다양성을 기반으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앞으로 IoT, 스마트 헬스케어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섬유 형태의 리튬이온 배터리 보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배터리 전극으로 바느질에 성공했지만, 바느질한 직물이 배터리로 구현되기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고체 전해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해질과 배터리 전극을 결합해 직물 형태의 완전한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창우 교수는 지난 2017년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차세대 공학 연구자 육성 사업’에 선정돼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창우 교수는 배터리 분야에서 오랜 기간 국내외 기관과 산학 연구 및 국책 연구 과제를 전문적으로 수행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미래청정 SMART 에너지 플랫폼연구 차세대 공학연구자 육성 사업’, 교육부의 ‘4단계 BK21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기능성 유무기 복합소재 실용화 전문인력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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