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도 거래절벽… 11월 거래 ‘반토막’

박창규 기자 , 정순구 기자 , 박효목 기자

입력 2022-01-05 03:00 수정 2022-01-05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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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전국 거래량 42.5% 줄 때 광역시 69.2%-비수도권 46.1%↓
매수심리 위축… 미분양도 쌓여, 靑 “집값 잡히기 시작했다 확신”
전문가 “부동산 시장 안정은 일러”


대구 수성구 A아파트는 1000채가 넘는 대규모 단지지만 지난해 11월 단 1채만 팔렸다. 30평대(전용 84m²) 호가가 지난해 초 9억 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8억 원대로 내려앉았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까지도 개점휴업 상태였다가 최근 집값이 떨어진다는 기사가 나오니 문의 전화가 조금 오는 정도”라고 전했다.

서울에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지방 주택 시장의 거래절벽은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집값이 잡히기 시작했다는) 확신에 가까운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거래절벽 자체를 가격 하락 신호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지방 거래절벽, 서울보다 더 심해
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총 6만7159건으로 2020년 11월(11만6758건)보다 42.5% 줄었다.

지방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1월 지방 주택 매매거래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1% 줄었다. 특히 부산과 대구 등 지방광역시는 이 기간 69.2% 감소했다. 비수도권에서 거래절벽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7주 연속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대구에서 지난해 11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2275건으로 전년 동월(7601건)의 3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분양한 6개 단지 중 5곳의 청약이 미달되는 등 미분양도 이어지고 있다. 미분양은 신규 주택 공급이 수요에 비해 많아졌다는 의미로 통상 가격 하락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부산은 2020년 11월 1만9588건에서 지난해 11월 4180건으로 거래량이 78.7%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분양한 부산 남구 힐스테이트 대연 센트럴의 청약 당첨가점이 60점대까지 치솟는 등 청약 수요는 여전하다. 기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신축 아파트로는 여전히 수요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이 늘면서 안정세가 굳어진 지역도 있다. 세종시는 2020년 11월 473건이던 주택 거래량이 지난해 11월 1909건으로 늘어났다. 세종시는 지난해 5월부터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2020년 12월 7억1500만 원에 팔렸던 세종시 아름동의 전용면적 84m²의 한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6억4000만 원에 거래돼 1억 원 가까이 떨어졌다.

○ 전문가 “공급 많은 지역 위주로 선별적으로 안정”
정부는 집값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다고 본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4일 국회에서 “(매물 증가와 거래량 감소는) 주택시장이 안정적으로 가는 징후”라며 “지역적, 시기적으로 일시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집값을 결정하는 모든 변수가 하방이라 추세적인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래절벽 자체보다는 주택 공급량이 향후 시장 안정 여부를 좌우하기 때문에 가격 안정으로 보기엔 이르다고 강조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 거래절벽에는 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영향이 크다”며 “서울은 올해 입주 물량이 수요 대비 부족해 주택 수급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서울 일부 지역 아파트 등에서 신고가가 나오고 있어서 전체 시장이 안정세라고 하기는 어렵다”며 “지방은 공급이 충분한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과 다른 분위기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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